[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올 초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 12월 취득세 감면 혜택 종료로 인한 '바겐세일 후유증'으로 더욱 꽁꽁 얼어붙었다.
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달 계약일 기준 아파트 거래건수는 1535건으로 전월(5762건)보다 73.6%%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전년동기(5482건)와 비교해도 72.2%줄어든 셈이다.
작년 말 취득세 감면 혜택 종료를 앞두고 서둘러 집을 사려는 수요가 늘면서 반짝 급증세를 보였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올들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아파트 실거래가 공개건수는 8월(4418건), 9월(4418건), 10월(4525건), 11월(4339건) 등 지속적으로 4000~4300건 수준에서 횡보세를 나타내다가 취득세 감면종료를 앞두고 12월 5762건으로 급상승한 바 있다.
지난해 말 정부가 발표한 12.7 부동산 활성화 대책의 가장 수혜지역으로 꼽힌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거래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
강남구의 지난달 거래량은 142건으로 지난해 12월 341건보다 58.3% 줄어들었다. 서초구는 107건으로 60%, 송파구는 129건으로 66.7% 각각 감소했다.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 인근 공인관계자는 "연말쯤에 문의가 다소 늘기도 했고, 일부 호가 상향도 있었지만 거래는 드물었다"며 "2012년 들어서는 아예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선 공인중개업소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부진한 거래물량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도 하락세를 면치못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계 등에 따르면 1월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0.12%, 지역별로는 서울 -0.15%(↑0.06% 포인트), 경기 -0.05%(↑0.05% 포인트), 신도시 -0.17%(↑0.08% 포인트), 인천 -0.09%(↑0.04% 포인트)를 기록했다.
수도권 전세가 변동률은 작년 12월(-0.04%)보다 하락폭이 0.03% 포인트 감소한 -0.01%를 기록했다. 서울은 -0.07%에서 -0.03%로 0.04% 포인트, 경기는 -0.04%에서 -0.03%로 0.01% 포인트 하락폭이 줄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통상적으로 비수기인 1월인데다 지난해 12월을 끝으로 취득세 감면 혜택까지 종료되면서 매수세가 더욱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까지 9억원 이하 1가구 1주택자는 주택 취득 시 1%, 9억원 초과(다주택자)는 2%의 법정세율을 적용했지만, 올해부터는 각각 2%와 4%로 정상화됐다.
또 최근 서울시의 뉴타운 출구전략 등의 여파로 일부 재건축·재개발 단지 호가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처럼 하락하는 호가를 떠받칠 수요도 없다는 반응이다.
채훈식 부동산1번지 실장은 "통상 1월은 비수기다. 사실상 2월부터 집을 알아보러다니는 수요가 늘면서 3월에 거래건수가 늘긴 하지만, 이를 감안해도 지난달 거래량은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며 "총선이나 추가 부동산대책 등의 변수가 있긴 하지만 한동안 상승무드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팀장은 이같은 최근 주택시장 동향과 관련해 "백화점 세일이 끝나면 정상가격으로 되돌아오고 물건 사러 가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직까지 취득세 감면 혜택 종료를 잊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다"고 설명했다.
자료=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