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나연기자] 지역구의 15% 이상을 여성 후보로 공천한다는 원칙을 둘러싸고 민주통합당이 내홍을 겪고 있다.
김두수 전 사무총장과 정청래 전 의원 등 남성 예비후보들은 8일 한명숙 대표를 항의 방문했다.
김 전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 민주통합당 대표실 앞에서 열린 면담 결과 브리핑에서 "한 대표는 '여성 전략공천은 없다. 여성 후보들이 전략공천이 확정된 듯 지역에서 말을 하고 다니는 것에 대해서는 주의와 경고를 하겠다. 나는 여성이지만 당 대표다. 내 고민은 총선 승리에 있다. 여성이든 남성이든 특혜를 줄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전 사무총장은 "우리는 오는 10일 당무위원회에서 단서조항을 다는 등의 방안을 수정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며 "다시 한 번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전국 245개 지역구의 15%를 채우려면 37곳에 여성을 공천해야 한다.
남성 예비후보자들은 현재 여성이 민주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지역구가 37곳이어서 경선없이 모두 공천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반대해왔다.
정 전 의원은 "37명이 안될 경우를 고려해 당무위에서 여러 대책을 숙의하고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며 "하지만 이것은 안일한 태도"라고 말했다.
그는 "입시요강을 발표해놓고 지원자가 몰리는 숫자에 따라서 입시요강을 바꾸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법적 분쟁을 피할 수 없다"고 했다.
정 전 의원은 "한 대표가 말한 '전략공천하지 않겠다'는 것은 15% 의무할당을 강제로 하지 않겠다는 말로 해석하고 있다"며 "형편없는 여성 후보자를 무조건 공천하지 않겠다는 의지표명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법적인 조언을 받았고 당무위에서 사전협의와 조정을 할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며 "이 사안은 임시지도부가 결정해서 통과시킨 것이고 선진국에는 매우 많은 사례가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 말했다고 당 핵심관계자는 전했다.
남윤인순 최고위원 또한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15% 의무할당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성평등 철학을 계승하고자 하는 정책"이라며 "앞으로 15% 의무공천을 30% 여성할당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을 이행해나가는 과정에서 과도적으로 필요한 조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진통은 있겠지만, 현재 52명의 여성 예비후보들이 등록을 하거나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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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