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카드 가맹점 해지요? 처음 듣는 소리인데요"
"카드 거부했다가 신고하면 어떻게 합니까. 그냥 받아야죠"
소상공인단체에서 가맹점 해지 운동을 계획하고 있지만 정착 주도해 나서야하는 가맹점에서는 미온적인 반응이다.
◇가맹점, 참여의식 부족
15일 소상공인단체연합회는 "당초 오늘부터 가맹점해지 운동을 시작하려고 했으나, 해지 절차 상 20일 쯤에 본격적으로 해지 운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기업 계열사인 삼성·현대·롯데 카드사 가운데 한 곳을 반드시 퇴출시킬 것이란 게 연합회의 입장이다.
하지만 가맹점들이 얼마나 힘을 모을 수 있을 지 의문이라는 게 시장의 반응이다.
가맹점 해지 운동에 본격적으로 나서야하는 가맹점이 오히려 동참하는 데 한 발 물러선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관악구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김 모씨는 "카드 수수료가 비싼 것은 알지만 당장 매출을 올려 가게를 유지하는 상황이다"며 "따라서 가맹점 해지 운동을 벌인다고 해도 특정 카드를 안 받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가맹점 해지 운동에 대해 안내조차 못 받은 가맹점도 있다.
동작구에서 자동차 정비소를 운영하는 이 모씨는 "가맹점 해지 운동을 한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없다"며 "협회나 지회에서 따로 안내문이 온 것도 없다"고 말했다.
최승재 소상공인단체연합회 사무총장은 "현재 홍보가 부족한 상황인 것은 사실"이라며 "해지 운동을 계획하고 있는 20일까지는 홍보와 함께 가맹점 해지를 위한 위임장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까지 연합회는 가맹점 해지를 위한 위임장 1만3000장을 받은 상태다.
서영경 YMCA신용사회운동사무국 팀장은 "당장 이익을 남겨 점포를 유지해야하는 업종도 많기 때문에 카드를 거부하기 쉽지 않을 수도 있다"며 "가맹점 수수료율을 낮추겠다는 목표로 얼마나 동참하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카드사 '회의적 반응'
소상공인단체의 움직임에 카드사는 퇴출 될 한 곳이 어디일 지 걱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가맹점 해지 운동이 미칠 영향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한 곳을 정해 가맹점 해지 운동을 벌인다고 하는데 그 한 곳이 어디가 될 지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가맹점에서 일방적으로 해지 운동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카드사는 수동적인 입장에 서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카드결제가 보편화되면서 소상공인단체의 이 같은 움직임이 소비자 불편을 초래하는 건 아닌지 걱정되지만 한편으로는 가맹점 해지 역시 불공정 소지가 있어 시행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게 카드사의 입장이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지난해 주유소에서 농협카드를 거부할 때에도 공정위에서 조사에 들어갔다"며 "소상공인단체 역시 가맹점 해지를 위해 위임장을 제출하는 집단행동은 불공정소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소비자의 불편을 초래하면서까지 특정카드를 거부할 수 있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특정 카드사에 대해 가맹점 해지가 이뤄져도 공동망을 통해 모든 카드 결제가 가능하다"며 "따라서 고객이 원하면 가맹점 계약이 해지된 카드사의 카드 결제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