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 현대기아차가 2012년의 시작인 지난 1월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시장 축소에도 불구하고 나름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자동차시장 불안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에 초점을 맞추고 국내보다 해외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을 세운 바 있다.
특히 글로벌 재정위기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공격적 경영을 통해 돌파구를 찾아나간다는 전략이다.
17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지난 1월 현대기아차는 미국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두자릿수의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미국과 캐나다에서 '올해의 차'를 석권한
현대차(005380)의 아반떼(현지명 : 엘란트라)와 쏘나타,
기아차(000270) K5(현지명 : 옵티마)와 신형 프라이드(현지명 : 리오)가 선전했다.
시장점유율도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4.7%와 3.9%로 총 8.6%를 차지해 지난해말 하락에서 회복하며 지난해 평균 수준에 가까워졌다.
유럽시장에서도 현대기아차는 시장점유율 5.5% 기록하며 BMW를 뛰어 넘어 7위를 기록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7.1%와 30.5% 판매가 늘면서 호조세를 이어갔다.
이는 유럽시장의 지난달 판매량이 지난해 보다 6.6% 감소한 상황에서 거둔 실적이라 더욱 돋보였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에서의 판매도 다소 줄기는 했지만, 나쁘지만은 않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는 현대차가 지난해 보다 14.3% 줄었고, 기아차도 7.3%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달 중국시장의 승용차 판매량이 94만5192대로 전년 동월 대비 24.8% 줄어든 가운데 거둔 실적이라 상대적으로 양호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현대기아차의 시장 점유율은 1년전 8.9%보다 1.5%포인트 높아진 10.4%를 기록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브랜드별 판매 순위도 각각 5위와 6위를 기록했고, 그룹별로는 폭스바겐과 GM에 이어 3위였다.
중국시장의 판매 감소는 재작년 2월이었던 중국의 춘제(설날) 연휴가 올해 1월이라는 점에서 이미 예상됐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춘제에 따라 영업일수가 부족했고, 물류 회복이 늦어져 판매가 줄었다"며 "지난해 1월 구매세 인상(7.5%에서 10%로)으로 전년말 판매가 크게 늘면서 재고가 부족해진 대리점들이 작년 1월 구매를 늘린데 따른 기저효과 영향까지 있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올해 글로벌시장 700만대 판매목표를 세운 현대기아차가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부진을 겪었다는 점은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긴다.
이런 부진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올해 장기간 지속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차량 구입 우대정책을 폐지하고, 상하이에 이어 베이징에서도 '자동차 번호판 추첨제'를 도입한 점, 또 '도시 혼잡세' 부과 등 사실상 신규 차량 제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점 등이 중국 자동차시장의 위축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베이징의 자동차 번호판 추첨제 도입은 전체 시장에서 베이징의 비중이 7% 선에 불과하다"며 "정책상으로 봐도 2~3월이 되면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시장에서 쏘나타YF와 투싼, K5, 스포티지R 등 고급차종이 점차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어, 개별 판촉 강화 등 고객접점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