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MBC 노조가 공정방송 복원을 기치로 총파업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KBS 기자ㆍPD협회도 제작 거부를 결의하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KBS 기자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5, 16일 이틀 동안 찬반 투표를 벌인 결과 72.3%가 제작 거부에 찬성(반대 26.6%, 무효 1.1%, 재적인원 541명 가운데 364명 투표)했다고 17일 밝혔다.
비대위는 사측이 지난 2010년 파업을 문제 삼아 당시 새노조 집행부 13명에 대해 정직과 감봉 등 징계를 내린 일과, 현 정부에 민감한 기사를 잇달아 누락시킨 이화섭을 보도본부장으로 임명한 것이 부당하다며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새노조의 파업 찬반 투표가 끝나는 23일까지 사측이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 제작거부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이다.
KBS 새노조 역시 집행부에 대한 '징계 철회'와 '김인규 사장 퇴진'을 내걸고 지난 17일부터 총파업 찬반투표를 벌이고 있다.
방송계는 기자협회에 앞서 KBS PD협회도 지난 16일 제작 거부를 결의한 만큼, KBS 새노조의 파업 가결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KBS 새노조는 기자ㆍPD가 주축을 이루고 있어, 구노조보다 수는 적지만 파업을 단행하면 방송 파행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MBC 정상화’를 기치로 김재철 사장 퇴진을 주장하고 있는 MBC 노조도 19일 현재 파업 21일째를 맞으면서 <뉴스데스크>, <무한도전> 등 MBC 간판프로그램이 단축 혹은 대체되는 방송 파행이 한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MBC 사측은 노조를 상대로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는 등 강경한 자세로 일관하고 있지만, 최근 일부 보직부장까지 파업에 동참하는 등 MBC 노조의 이번 파업 규모는 날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방송계 안팎은 MBCㆍKBS라는 국내 양대 공영방송사의 동시 파업을 점치는 가운데, 양사 모두 임단협 문제가 아닌 '방송 정상화'를 기치로 사장 퇴진을 촉구하고 있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공영방송 사장을 사실상 현 정권이 낙점하는 구조 아래서 전례 없는 공영방송의 동시 파업을 촉발할 만큼 이명박 정부의 언론정책이 실상 언론 자유를 옥죘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양대 공영방송사의 파업 시점이 정권 말기라는 점을 들어 공정방송을 촉구하는 내부 목소리가 너무 늦게 터져 나왔다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