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검찰이 한나라당 전당대회 당시 돈봉투 살포의혹과 관련, 사건 관련의 핵심은 박희태 국회의장을 상대로 16시간여에 걸친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박 의장은 관련 혐의에 대해 "돈 봉투를 돌리라고 직접 지시한 적이 없다"고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이상호 부장검사)는 19일 오전10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55분까지 16시간 가까이 서울 한남동에 국회의장 공관 2층 접견실에서 박 의장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박 의장에게 2008년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당시 캠프 상황실장이던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캠프 재무담당이던 조정만 의장실 정책수석에게 돈봉투를 돌리도록 지시했는지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검찰은 또 박 의장이 전당대회 직전 1억5000만원 상당의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게 된 경위와 수표를 인출해 5000만원 상당의 현금을 확보하는 등 수억원에 달하는 캠프 비용을 조성한 배경 등에 대해서도 집중 조사했다.
이와 함께 박 의장이 전대를 앞두고 안병용 서울 은평갑 당협위원장이 소속 구 의원들에게 돈 봉투 전달을 지시한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와, 전대 전 라미드 그룹으로부터 받은 억대의 수임료에 대한 용처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박 의장은 그러나 "관행상 돈봉투가 오가고 있다는 것은 알고지만 돈봉투를 돌리라고 직접 지시한 바는 없고, 실제로 돈봉투가 오간 것은 해외순방을 마치고 귀국 후에 알게됐다"며 관련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15일 박 의장의 측근으로 '윗선 개입' 의혹을 받아온 김 전 수석을 소환해 조사했으며, 이에 앞서 조 전 수석, 이봉건 국회의장 정무수석비서관 등 박 의장의 측근들이 줄이어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또 측근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박 의장이 돈봉투 전달에 관여한 구체적인 정황을 포착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어 수사결과에 따라서는 박 의장이 사법처리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박 의장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돈봉투 수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며, 박 의장의 조사결과를 끝으로 박 의장과 사건 관련자들의 사법처리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