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주택시장 침체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도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하는 목좋은 파트는 있다.
20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가 서울시 내 매매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진 아파트의 상승 요인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소형, 임대수요가 높은 지역, 역세권 또는 신규 개통 예정지역 아파트값이 견조한 상승세를 나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불황 속에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나홀로' 아파트의 오름세도 눈에 띄었다.
한편 지난해 극심한 부동산침체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전체 지역의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 가격은 오히려 1020년 말보다 1.04%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전용면적 60에서 85㎡의 중형 아파트는 0.4%, 85㎡를 초과하는 대형 아파트는 1.47% 각각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 대세는 ‘소형’ 아파트
최근 1년간의 매매가 상승률 100위까지의 아파트 중 84%는 99㎡ 이하 소형 아파트가 차지했다. 그야말로 '소형'이 대세인 셈이다.
경기불황으로 수요자들이 대출이자나 관리비 등 주거비용이 적게 드는 소형 아파트를 선호하는 데다 임대 수익형 상품으로 소형 아파트 인기가 크게 높아진 것을 주요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우아이빌5차 39㎡는 1년 전에 비해 4000만원 가까이 오르면서 현재 매매가가 2억3000만원-2억4000만원 선이다.
성동구 행당동 두산 역시 소형 면적대의 강세로 82㎡는 5500만원 오른 4억5000만원~5억원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 임대수요 많은 지역, 전세금 상승에 따른 매매가격 동반 상승
기업체가 많은 산업단지 주변은 배후수요가 탄탄하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 비해 전세가격도 더 많이 오르고 전세비중이 높아지면서 매매가격도 동반 상승했다.
삼성반도체 배후 주거지로 유명한 수원 영통지구의 신나무실신성 79㎡는 2억3000만원~2억4000만원 선으로 1년 전에 비해 15% 가량 아파트값이 올랐다.
평택은 산업단지 근로자 수요가 많은데다 삼성전자와 미군기지 이전 호재 등이 더해지면서 중대형 면적까지 오름세를 보였다.
이충동 이충e편한세상 142㎡는 1년 새 5500만원 가량 오르면서 3억4000만원~3억9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 저평가된 나홀로 아파트 인기 '쑥'
경기가 어려울수록 자금마련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저렴한 아파트를 선호하면서 나홀로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그동안 수요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으면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됐었지만 기존 단지형 아파트에 비해 자금 부담을 줄이면서 내집마련과 큰집으로 갈아타기를 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꾸준한 매매가 상승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주변에 대단지와 인접해 있을 경우 편의시설이나 학군을 같이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나홀로 단지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강동구 성내동 동아1차 99㎡는 1년 전 대비 무려 18% 가까이 오르면서 3억5000만원-3억8000만원 사이에 매매가격이 형성됐다.
또 용산구 한남동 동원베네스트 93㎡는 5억5000만원-5억8000만원 선으로 2011년 2월에 비해 4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 역세권 또는 신규 개통 예정지역 아파트 시세 '견조'
역세권 아파트는 수요층이 두텁기 때문에 환금성이 뛰어나고 부동산 침체기에도 다른 단지에 비해 가격이 강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기존 역세권 단지는 이미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는 만큼 개통 예정 지역을 중심으로 저 평가 단지를 노리는 것이 유리하다.
서울 성북구 동소문7가 브라운스톤은 지하철 4호선 성신여대입구역이 가깝고 2014년 우이-신설간 경전철이 개통되면 환승역 프리미엄도 기대할 수 있다. 112 ㎡ 4억9000만원-5억5000만원으로 1년 전 대비 10% 가량 상승했다.
수인선 개통 수혜가 예상되는 안산 선부동 벽산블루밍은 105㎡가 3억4000만원~3억5000만원 선으로 마찬가지로 10% 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 공급 줄어드는 지역..희소성에 따른 투자가치 상승
신규공급이 줄어드는 지역은 기존 아파트에 대한 희소성이 커지면서 가격도 오르는 경향을 나타냈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 동안의 서울의 각 자치구별 아파트 입주물량(2012년은 예정물량)을 보면 종로구(16가구)가 가장 적다.
종로는 최근 1년간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이 -0.13%로 유일하게 가격이 오른 중구(0.03%)를 제외하고 가장 적은 하락폭은 보였다.
경기도 구리 역시 최근 3년간 입주물량 397가구에 그친 가운데 지난해 2월 이후 매매가 변동률(0.02%)은 소폭이지만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 금강하이츠빌라 95㎡는 2억5000만원~2억8000만원, 경기 구리시 교문동 아차산 어울림 116㎡는 4억5000만원-5억원 선으로 1년 전에 비해 각각 3000만원이 올랐다.
교문동 O공인 관계자는 “구리는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가 거의 없는데 아차산어울림은 새 아파트라는 장점이 있다”면서 “전세금 급등으로 잠실 등 인근 서울에서 전세 살다 오는 사람들이 매수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