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장 원혜영이 밝힌 김두관·문재인 ‘오해와 진실’

입력 : 2012-02-21 오후 1:30:28
[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상호 협력하고 경쟁하는 관계다.”
 
원혜영 전 민주통합당 공동대표는 20일 김두관·문재인, 두 사람의 관계를 이같이 규정했다.
 
야권 내 영남을 대표하는 정치인이자 친노를 상징한다는 점에서, 특히 차기 대선 유력주자로 거론되는 까닭에 두 사람은 기본적으로 경쟁 구도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바탕은 철저히 상호 협력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얘기다.
 
선의의 경쟁과 그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시너지가 결국 민주진보 진영의 총선승리와 정권교체에 긍정적 작용을 할 것이란 기대감도 내재돼 있다. 이는 특정 정파인 친노만의 얘기가 아니다. 민주통합당을 비롯한 야권 전체의 바람이기도 하다.
 
원 전 대표는 23일 김 지사가 주축인 자치분권연구소 이사장직에 취임한다. 재야 출신으로 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는 꼬마민주당,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 등에서 동고동락했던 정치적 동지다. 특히 원만하면서도 뚜렷한 소신으로 폭넓은 인적 자산을 갖고 있으며 당은 물론 재야로부터도 신뢰가 두텁다.
 
그의 무게감에 비춰볼 때 단순한 이사장직에 머물 것으로 관측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일각에서는 그가 김 지사의 대선캠프 좌장을 맡았다는 정치적 해석까지 달았다.
 
원 전 대표는 굳이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김 지사의 대선 출격에 대해서도 인정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김두관·문재인, 두 사람이 갈등을 낳는 대립적 관계로 발전하는 데에선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기자에게 먼저 이사장직 수락 배경에 대해 “자치분권은 김 지사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균형발전 차원의 한국정치 과제”라며 “부천시장에 있으면서 이에 대한 뚜렷한 소신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물론 연구소가 김 지사 중심으로 만들어져 있고, 또 구성원들이 그를 (대선주자로) 붐업 시키자는 내부 기류도 있다”며 “그런 것을 잘 알면서도 흔쾌히 맡았다”고 설명했다.
 
원 전 대표는 “김 지사가 아직 대권 도전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준비하는 단계로 보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문 고문과 대립적 갈등까지 겪으면서 갈 관계는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이 협력하고 경쟁해야 한다. 이를 통해 판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목에선 좀처럼 차분함을 잃지 않는 그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원 전 대표는 “문 고문이 그간 대선 의지가 없는 것으로 말해왔는데 정말 그렇게 될 경우 공백이 생기게 된다”며 “공백을 메우거나 자연스럽게 바통을 터치할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것들들 여유 있게 준비하고 대비하자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원 전 대표는 끝으로 “총선 결과에 따라, 직접적으로는 문 고문의 거취 결단에 따라 향후 상황이 영향을 받고 직결될 것”이라며 이를 잘 조정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김 지사는 그간 “피할 수 없는 상황이 오면”이란 전제 하에 대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고, 이면에는 “그런 상황이 오지 않았으면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21일 한 언론이 김 지사가 “(대선에) 나오라고 하면 죽을 각오로 임할 것”이라고 보도한 것은 이런 발언과 궤를 같이 한다. 매체는 두 사람의 갈등에 초점을 맞췄지만 이는 ‘경쟁’을 ‘협력’에 우선시한 것으로, 실제 두 사람의 경쟁은 협력의 연장선상에 있다.
 
김 지사는 최근 기자와 만난 사석에서도 “판을 키우기 위해, 민주진보 진영의 정권교체를 위해 불쏘시개든 뭐든 하라고 하면 그 요구를 가만히 듣고만 있을 순 없지 않겠느냐”며 “내 하나의 희생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무모하리만큼 지역 패권주의 장벽에 도전해왔기에 개인 희생에 대한 비중은 크게 두지 않는 게 몸에 배여 있는 그였다.
 
그가 최근 강조한 “국민이 원하는 것은 ‘노무현 어게인(Again.다시)’이 아닌 ‘노무현 비욘드(Beyond.넘어서는 것)’”라는 대목은 문 고문과 김 지사뿐만 아니라 참여정부에 몸담았던 인사들의 공통 과제로 보인다. 
 
민주통합당 입당 과정에서 “이제 서민을 위한 정치로는 부족하다. 이 시대는 서민의 정치를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던 ‘서민’ 김두관의 용오름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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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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