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상륙작전 성패, 야권연대에 달렸다

야권 단일화 안될 경우 18대보다 안좋은 결과 나올 수도

입력 : 2012-02-22 오후 3:55:59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민주통합당은 22일 새누리당 텃밭인 영남권의 단수후보자 공천을 확정하고 2명의 경선후보자를 선발했다. 조기에 후보를 확정해 부산·경남을 중심으로 불고 있는 '바람'을 '돌풍'으로 만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1990년 3당합당 이후 20년 넘게 이어온 새누리당(구 한나라당)의 아성을 무너트리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PK에서의 야권연대가 성패를 가를 화두로 부각되는 모습이다. 
 
◇친노 앞세워 불모지 아성 깬다 
 
부산은 18대 총선에서 조경태 민주통합당 의원(사하을)이 야권에서 유일하게 금뺏지를 달았을 뿐이다. 이 지역 출신인 노무현 전 대통령도 낙선을 거듭하며 고전을 면치 못해 사실상 불모지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 4년의 실정과 측근비리에 맞물려 영남권 신공항 좌절, 부산저축은행 사태 등 악재들이 터지면서 지역 민심이 예전같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민주당은 대선후보 다자대결 구도에서 20%의 지지율을 돌파하며 2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상임고문을 22일 부산 사상에 공천키로 했다. 폐족에서 화려하게 부활한 친노들을 앞세운다는 계획이다.
 
문성근 최고위원은 북강서(을)에,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부산진(을), 이해성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중구동구에, 최인호 전 청와대 비서관은 사하(갑)에서 공천을 받아 낙동강벨트를 구축했다. 
 
여기에 노 전 대통령을 마지막까지 보좌한 김경수 전 비서관도 김해(을) 탈환에 나섰다. 아직 곽진업 전 국세청 차장과의 경선이 남았지만, 친노의 성지인 봉하마을이 있는 김해(을)에서 김태호 전 경남지사에 맞설 카드로 꼽히고 있다. 
 
지역구를 버리고 부산진(갑)에 뛰어든 김영춘 의원과 현직인 조경태 의원의 지원사격도 19대 총선에서 부산상륙작전에 나선 친노 후보들에게는 든든한 힘이다.
  
◇향배를 좌우할 키는 야권연대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은 지난 17일부터 야권연대 협상대표간 회동을 통해 논의를 진척시키고 있다. 수도권과 호남에서의 지분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지만, 영남에서는 지역차원의 논의가 상당히 진척되고 있다는 평가다.
 
거론되고 있는 지역은 울산과 창원, 진주와 거제가 꼽히고 있다. 모두 옛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통합진보당이 강세를 보여 온 곳들로 조승수 의원과 권영길 의원 등 현역이 버티고 있어 힘이 실린다. 강기갑 의원의 사천도 있다.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의 예비후보자들은 지난 8일 시민단체인 경남의 힘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경남이 선봉에서 민주진보정치의 진원지가 되겠다"며 도당 차원에서의 야권단일후보를 이루겠다고 선언, 속도를 내고 있다.
 
서부경남을 비롯한 내륙의 농촌 지역은 보수적 성향이 강해 야권단일후보가 나서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공단이 발달한 도시에서는 노동자와 화이트칼라 계층이 많아 야권연대가 원만히 이뤄질 경우 경남 17석 중 10석 가까이는 야권이 가져갈 수 있다는 계산도 나온다.
 
그렇지만 민주통합당의 분위기가 워낙 좋고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현격한 탓에 결과를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자칫 민주당의 욕심과 통합진보당의 고집이 충돌할 경우 새누리당에게 속절없이 밀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 그것이다.
 
서로의 양보 없이 후보 간 경선을 치르게 되면 지난 선거들에서 보듯 룰을 둘러싸고 지리한 공방이 이어질 수도 있다.
 
중앙 차원의 야권연대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라 영남에서의 지역별 협의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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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