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전현희 민주통합당 의원이 23일 같은 당 소속인 정동영 상임고문으로부터 타 지역구로 출마할 것을 압박받았다고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정한 공천 경쟁을 촉구하며 압박 사실을 폭로했다.
그는 “정동영 고문과 가까운 당내 현역 의원 2~3명으로부터 다른 지역으로 출마할 것을 압박받았다”며 “홍영표 대표비서실장이 제게 송파갑으로 지역구를 옮길 수 있겠느냐고 했다”고 실명까지 거론했다.
심지어 “가족에게도 같은 내용의 압박이 있었다”며 “제 가족에게까지 다른 지역구로 가라고 요구하는 것은 정말 견디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남편의 가까운 선배가 남편에게 타 지역으로의 선회를 요청한 것이다.
전 의원은 압박 수위에 대해선 입을 다문 채 “대권후보로서의 기득권을 내세워 단수후보나 전략공천을 받으려 예비후보인 저를 다른 지역구로 옮겨달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또 “경쟁에서 제가 질 경우 누구보다 정 고문을 앞장서 돕겠다”며 거듭 정정당당한 경선을 요구했다.
전 의원은 이 같은 사실을 지도부에 알렸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지도부 스스로가 누구보다 관련 내용을 잘 알고 있다. 다들 죽겠다고 한다”며 지도부에게도 정 고문의 손길이 미쳤음을 시사했다.
전 의원 폭로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정 고문의 위상과 도덕성에 큰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두 사람은 이날 오전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공천심사 면접에 나란히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비례대표 초선인 전 의원은 지난달 4.11 총선 서울 강남을 출마를 전격 선언했고 뒤이어 정 고문도 같은 지역 출마를 선언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당초 정 고문은 한진중공업 사태로 인연을 맺은 부산 영도 출마를 검토했으나 지역여론의 유탄을 맞고 강남을로 선회했다.
한편 정 고문은 전 의원 주장에 대해 “뜬금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