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신용카드 소득공제제도를 축소하거나 폐지하고 직불·체크카드를 활성화하면, 소비자들은 수수료 부담이 줄고 정부는 세수 감소없이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재진 한국조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5일 조세연구원이 '납세의식 제고를 위한 조세정책 방향'을 주제로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제46회 납세자의 날 기념 정책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신용카드 사용으로 인한 수수료는 업주들이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소비자들이 내는 것"이라며 "직불카드와 신용카드는 과표 형성이 같기 때문에 직불카드가 활성화되면 모두 윈윈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신용카드 사용이 가장 보편적인 결제 수단으로 자리잡은 가운데 신용카드가 높은 가맹점 수수료 부담과 신용불량자 문제, 수수료 수준의 적정성 문제 등이 발생하고 있다.
당초 정부가 신용카드 사용을 활성화한 것은 식당·주유소 등의 자영업자가 얼마를 버는지 알기 힘들어, 과표를 양성화해 공평한 과세를 하기 위함이었다. 신용카드 거래가 증가하면 자영업자들의 수입을 확실히 알 수 있고 이로 인해 세수가 증가하는 효과도 있다.
실제 총 민간소비 지출에서 신용카드 거래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999년 12.8%에서 2010년 57%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신용카드 발급수는 3899만매에서 1억1658만매로 늘었으며, 신용카드가맹점도 619만점에서 1770만점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지금은 현금영수증 제도가 도입됐기 때문에 국민의 비용 부담이 가장 높은 신용카드 거래에 치중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식당 등에서 신용카드를 쓸 경우 자영업자가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카드사에 내는데 이는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2000~2010년 신용카드 활성화 정책으로 인한 국민의 부담은 신용카드 가맹점이 부담하는 가맹점 수수료 52조6500억원, 조세지출비용 19조1925억원, 신용카드영수증 복권제도 당첨금 등으로 804억원 등 총 71조9229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국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의 평균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2008년 기준으로 2.22%이다. 미국·캐나다 2%, 벨기에·덴미크·호주 등은 1%대와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아울러 신용카드 사용으로 인한 세제 혜택이 고소득자에게 집중돼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근로자의 소득세 경감액은 ▲1000만원 미만 6889원 ▲1000만~4000만원 5만5826원 ▲4000만~8000만원 19만500원 ▲8000만원 이상 42만1070원 등으로 고소득자에게 유리하다.
김 연구위원은 "직불카드가 신용카드 등 다른 결제수단에 비해 사회적 비용이 가장 저렴하다"며 "만약 2000~2009년 신용카드 거래량이 직불카드로 대체됐다면 29조 6100억원의 가맹점 수수료 비용 절감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때문에 향후에는 상대적으로 거래비용이 낮은 직불·체크카드의 활성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 연구원은 "최근 수수료가 꺼지지 않는 불씨인데 이는 경쟁구도가 성립되지 않아서 생기는 것"이라며 "신용카드 사업자가 채권 매입사와 카드발급사로 분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여신전문금융업법' 중 신용카드거래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가맹점이 전적으로 부담하도록 한 규정과 가맹점이 유리한 지급결제수단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법적으로 제한하는 규정 등을 개정해야하 한다고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