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올해 '수출'을 화두로 삼은 식품업계가 중동, 남미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수출선을 다변화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중국과 일본, 미국 등 주요 지역의 수출물량을 늘리는 데 주력해왔지만 이제는 중동, 남미 등 신 시장을 개척해 판로를 넓히고 수출규모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드라마가 전 세계로 수출돼 인기를 끌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식품과 식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데다 국내시장에 한계를 느낀 식품기업들이 해외식품박람회 참가 등 적극적으로 수출활동에 뛰어들면서 한국식품의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097950) '햇반'은 적극적으로 멕시코 현지 유통채널을 공략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멕시코가 우리와 비슷한 쌀 식문화를 갖고 있어 즉석밥에 대한 거부감이 적고 한류열풍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에 착안해 대형 유통매장 입점에 주력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멕시코에서 600만 달러 이상의 수출실적을 달성했으며 올해는 멕시코 내 170여개 이상의 매장을 확보하고 있는 월마트 계열 유통채널 샘스 클럽에도 입점시켜 1500만 달러 이상의 수출 실적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중동 지역은 날씨 탓에 향신료가 발달하지 못해 식문화가 투박하고 다양하지 못하다. 이에 샘표는 양고기 케밥에 어울리는 소스와 중동의 전통 생선요리에 간장을 사용하도록 유도해 현지화에 성공,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필리핀 등 간장을 즐기는 동남아시아의 이주민들이 가정부로 일하는 경우가 많아 한국의 간장문화가 자연스럽게 현지인들에게 소개된 점도 큰 도움이 됐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쿠웨이트와 이스라엘 등 중동지역 판로를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매출이 약 32% 가량 증가했다.
샘표는 이에 따라 올해 중동지역의 식생활 패턴에 맞춘 150㎖ 식탁용 유리용기 제품을 선보이고 시식회와 이벤트를 개최하는 등 현지 맞춤형 마케팅을 활발히 펼쳐 나간다는 계획이다.
매일유업(005990)은 지난 1987년 '매일맘마(Maeil Mamma)'라는 자체 브랜드로 사우디아라비
아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뒤 인근 의 아랍에미리트, 이집트, 요르단, 예맨, 시리아 지역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중동 시장진입에 다소 시간이 소요됐지만, 브랜드를 직접 알리며 노하우를 쌓아나간 게 주효했다"며 "수출 초기에는 많은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수출국 현지에 맞는 마케팅전략으로 세계 유수의 제품들과 정상의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빙그레(005180) '메로나'는 현지인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개발해 브라질 등 남미지역을 공략하고 있다.
멜론 맛 외에 딸기, 바나나, 망고 등 현지인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고 심플한 사각형 디자인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해외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메로나 열풍'을 일으켰다는 게 빙그레 측의 설명이다.
특히 브라질에서는 원화로 3000원 정도의 비싼 가격임에도 매달 수백만 개의 메로나가 팔리고 있으며 상파울루 거리에서는 메로나를 든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아시아 거리'로 불리는 리베르다지에 있는 식료품, 커피전문점에서는 메로나 전용 냉장고가 필수로 여겨질 정도다. 이 같은 인기에 해외 시장에서만 2008년에 35억원, 2009년 50억원, 2010년에는 약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롯데칠성(005300)음료는 과즙음료로 사우디아라비아와 브라질 등 신시장 개척에 나선다. 과즙음료의 경우 어느 나라에나 있는 대중적인 음료로 거부감이 적어 다른 음료에 비해 시장개척이 수월하기 때문이다. 주로 알로에 주스와 쌕쌕 등 알맹이가 있어 씹는 재미가 있는 음료의 수요가 많은 편이다.
농심(004370)은 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 등 남미지역 10개 국가와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 4개 국가에 신라면을 수출하고 있다. 연간 550만 달러 이상을 수출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생산되는 제품 외에 미국 LA공장에서도 남미지역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