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계 피바람에 묻힌 한선교·이성헌·홍문종

입력 : 2012-03-06 오전 10:53:46
[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새누리당이 5일 4.11 총선에 나설 2차 공천 명단을 발표했다.
 
'피의 월요일' 예고는 현실이 됐다. 대학살 대상은 18대 공천권을 쥐락펴락했던 친이계였다. 보복 공천이란 말이 공공연히 흘러나왔다. 격세지감이었다.
 
재연된 피바람에 묻혔지만 이날 공천 명단81명 중 눈에 띄는 친박계 인사들이 있었다.
 
경기 용인수지 공천이 확정된 한선교 의원은 지난해 국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민주당 당대표실 도청 파문의 중심에 있었다. 그가 문방위 전체회의에서 공개한 녹취록은 시청률 인상의 이해관계자 KBS로부터 건네받은 것이란 게 주요 의혹이다.
 
의혹을 밝힐 당사자인 그가 경찰 소환에 수차례 불응하면서 내세운 이유는 '면책특권'이었다. 그를 공천한 새누리당은 비대위 출범과 동시에 회기내 불체포 특권 등 국회의원의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했다.
 
서울 서대문갑에 공천된 이성헌 의원은 지난 2007년 부산저축은행이 추진한 경기도 용인 상현지구 아파트 시행사 대표로부터 분양 승인 청탁과 함께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있다.
 
비리 의혹만 제기되더라도 단죄를 하겠다던 비상대책위원회의 천명은 친박계 핵심인 이 의원에게는 끝내 적용되지 않았다.
 
경선 대상자들 가운데도 눈에 띄는 인물이 적지 않았다.
 
경기 의정부을 경선 후보로 확정된 홍문종 전 의원은 지난달 복당 논란을 낳았던 대표적 인사다. 홍 전 의원은 2006년 7월 당 지도부의 골프 자제령에도 불구하고 수해지역에서 골프를 쳤다가 파문이 일자 제명 처리됐다.
 
때문에 홍 전 의원에 대한 복당이 의결된 지난달 7일 김종인·이준석·조현정·주광덕 등 대다수 비대위원들은 "당의 인적쇄신 방향과 맞지 않는다"며 불가 입장을 냈지만 박근혜 위원장이 관철시켰다는 후문이다.
 
이에 대해 당내에선 홍 전 의원이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당시 외곽조직인 국민희망포럼을 이끌며 박 위원장을 지지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제주갑 경선 후보로 확정된 현경대 전 의원은 18대 공천 결과에 불복, 당을 뛰쳐나가 무소속으로 출마한 전력을 갖고 있다. 그 역시 지난 대선 경선과정에서 한강포럼을 주도, 박 위원장을 지지한 친박계 주요인사다.
 
황영철 대변인은 두 사람의 복당 의결 직후 "많은 비대위원들이 인적 쇄신과 배치된다며 문제를 제기한 만큼 일단 입당은 허가하지만 추후 공천과정에서 이런 의견이 상당히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명분 있는 주장은 끝내 냉혹한 정치현실에 반영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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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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