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66만 비정규직 여성 정규직으로 전환

박 시장, '여성의 삶 바꾸는 서울 비전' 발표
"8년간 총예산 3조8500억 투입..이미 중기예산에 반영"

입력 : 2012-03-06 오후 3:59:45
[뉴스토마토 안후중기자] 앞으로 서울시 소재 주택에는 내부가 들여다보이는 투시형 엘리베이터와 사각지대를 보여주는 안전거울 등 범죄예방환경설계가 도입돼 여성들의 범죄불안을 덜어준다.
 
또 직장 여성의 임신과 출산에 따른 불이익 예방과 66만에 이르는 비정규직 여성이 단계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되며, 여성 전용 시립병원이 생겨 유방암과 자궁경부암 등 2대 여성암 퇴치와 함께 여성우울증 등 건강관리에도 서울시가 적극 나설 방침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오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6개 분야로 구성된 '여성의 삶을 바꾸는 서울 비전'을 발표하며 "530만 서울여성의 삶을 보다 행복하게 바꿔 나가는 서울시장이 되겠다"고 6일 밝혔다.
 
서울시는 '여성이 웃어야 서울이 웃는다'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한 이번 비전을 통해 시의 모든 정책에 여성 관점을 필수적으로 반영하고, 다양한 사회경제적 상황에 놓여 있는 서울 여성 개개인의 전반적인 지위를 향상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박 시장은 "이번 여성 비전의 특징은 '여성만을 위한 배려'가 아닌 '실질적 성평등'을, '여성 편의시설 확충'에서 나아가 '삶을 바꾸는 정책'으로, 여성을 '정책대상'이 아닌 '정책주체'로 인식한다는 측면에서 여성정책 패러다임의 전환을 모색했다"고 강조했다.
 
성평등·일자리·건강·안전·임신출산·소외계층지원 등 여성의 삶을 둘러싼 6개 분야로 구성된 비전의 주요 골자는 ▲전국 최초 성평등위원회 설치 ▲서울시 비정규직 2900명 정규직 전환 ▲유통산업 여성근로자 근로환경개선 위한 조례제정 ▲자치구별 여성건강지원센터 설치, 여성우울증·2대 여성암 퇴치 ▲싱글 여성 위한 안심주택 보급 ▲국공립보육시설 확충, 아이돌보미 사업 대폭 확대 ▲장애여성 인력개발센터 개관 ▲싱글맘·한부모 등 취약계층여성 지원확대 등이다.
 
◇'성평등위원회' 출범 및 조례 제정, 모든 정책에 성평등 관점 반영
 
먼저 서울시는 올해를 '실질적 성평등 원년의 해'로 삼아 정책 수립에서 집행까지 성평등 관점을 고려했는지 전방위적으로 점검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와 연령층으로 구성된 '성평등윈원회'를 출범시켰다.
 
주요 정책결정과정에 여성이 참여하는 비율도 늘려 현재 30% 수준인 각 위원회 여성비율을 2014년까지 40%로 늘리고, 현재 15%인 서울시 5급 이상 여성 관리자 비율도 2020년까지 20%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도시공간과 각종 시설에도 성 평등 관점을 적용해 우선 남녀공학 중고등학교 312개교에만 설치된 여성탈의실을 2014년까지 437개 모든 남녀공학 중고등학교에 설치하고, 30면 이상 모든 주차장에 여성우선주차장을 설치한다.
 
현재 성별구분 없이 마련된 지하철 역사 내 장애인화장실도 2016년까지 88개역에 남녀구분된 화장실이 설치된다.
 
◇시 소속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유통산업 여성 근로환경 개선
 
서울시는 2011년 현재 66만 명에 이르는 서울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데 앞장서기로 하고 2900명에 이르는 서울시와 시 투자출연기관 비정규직 근로자를 단계적으로 정규직화 한다.
 
특히 유통업계에서 서서 일하는 여성근로자들의 열악한 고용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으로 휴식보장을 위해 331개 중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과 월 2회 휴무를 조례로 제정하고, 앉아서 일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조성한다.
 
여성들을 위한 좋은 일자리 확대도 추진해, 보육도우미와 노인요양보호사 등 8000명 수준인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2016년까지 1만2800명으로 확대하고,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으로 정규직 여성 일자리도 창출한다.
 
◇25개구 '여성건강지원센터' 설치, 여성전문 시립병원 특화,
 
시는 여성이 건강한 서울을 만들기 위해 25개 자치구별로 '여성건강지원센터'를 설치하고 시립병원 1곳은 여성전문병원으로 특화할 계획이다.
 
시립병원에는 심각한 여성 우울증 치료를 위한 '여성전용 정신건강치료센터'가 설치되고, 25개 자치구별 '성건강지원센터'선 생애주기별로 나이에 맞는 다양한 질병 예방과 치료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시 차원에서 유방암과 자궁경부암 등 2대 여성암 퇴치를 위한 무료검진과 예방접종비율도 확대된다.
 
◇전 도시에 범죄예방환경설계 도입, 싱글 여성 안심주택 보급
 
서울시는 여성의 범죄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도시전체에 범죄예방환경설계(CPTED)를 도입해, 투시형 엘리베이터와 사각지대 안전거울, 공원 사각지대 내 CCTV를 38개 공원에 310대 증설한다.
 
휴일과 야간을 중점 시찰하는 '특별사법경찰'도 운영해 여성들의 체감 안전감도 높이고, 싱글여성을 위한 안심주택 보급도 이루어진다.
 
여성들이 안심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하철 보안관을 2011년 96명에서 2012년 171명으로 늘리고, '택시안심귀가서비스' 가입자도 현재 21만 명에서 2014년까지 28만 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여성폭력예방과 함께 피해자 지원책도 늘리기 위해 긴급상담과 지원을 총괄하는 '폭력예방중앙센터'를 설치하고 '여성긴급전화 1366' 기능을 강화해 24시간 현장 상담체계도 구축된다.
 
◇임신부터 양육까지 지원, 보육공공성 확보
 
시는 전국 최초로 '직장맘지원센터'를 오는 4월 시범설치하고 국공립 어린이집도 3년간 280곳을 신규 설치해 보육의 공공성을 확보하는 등 임신부터 출산과 양육까지 아우르는 정책을 추진한다.
 
또, 남성 육아휴직 일정기간 의무적 사용 권고와 시차출근제 등 유연근무제 활성화를 통해 서울시가 일가족 친화 경영의 선도모델 역할을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마을공동체 지원사업과 연계한 마을 내 '공동체 돌봄센터'를 설치해 지역주민들이 공동으로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자율공동 돌봄 시스템을 마련하는 한편, 방과 후 초등 돌봄 교실도 전체 초등학교로 확대해 맞벌이 부부의 걱정을 덜어줄 방침이다.
 
◇취약계층 여성 취업과 자립 도와
 
또한 서울시는 그동안 '배려대상'으로만 여기던 다양한 취약계층 여성에 대한 지원책을 다각도로 마련하기로 하고, 먼저 오는 4월 '장애여성 인력개발센터'를 옛 서울의료원 자리에 개관해 장애여성의 취업과 자립을 돕는다.
 
결혼이주여성을 위해서는 폭력 대처 등 인권교육과 함께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기능과 역할을 강화하고, 한부모가족 중 80%를 차지하는 여성가구주를 위해서는 임대주택을 활용한 주거지원과 함께 자녀양육비와 창업, 사업운영자금 지원금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싱글맘들을 위해서는 '학업'과 '양육'을 병행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현재 2곳인 청소년 미혼모를 위한 대안학교를 추가설치하고, 미혼모 시설을 통해 병원비와 생필품 지원도 계속할 예정이다.
 
◇서울시 모든 여성정책 2020년까지 이미 중기예산 반영
 
박 시장은 "이 모든 여성을 위한 정책은 2020년까지 8년 동안 들어가는 총 예산이 3조8500억 정도인데, 이미 지난 번에 발표했던 중기예산 안에 대부분 들어가 있고, 일부 예산은 추경예산에서도 충분히 편성할 수 있는 정도 범위에 들어가 있다"며 "뿐만아니라 이 정책들 가운데 많은 것들은 예산이 없어도 가능한 것들"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세계여성의 날'은 1908년 3월8일 미국의 1만5000여 명의 여성노동자들이 뉴욕 루트커스 광장에서 여성들의 참정권과 노동조합 결성보장, 10시간 노동보장, 임금인상, 작업환경 개선 등의 권리를 요구하며 대대적인 시위를 벌인 것을 기념해 유엔이 1975년에 국제기념일로 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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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후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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