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여야의 공천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듦과 동시에 과정에서 점철된 내홍은 분열로 비화, 친정을 괴롭히는 요인으로 자리 잡았다.
표면적으로는 새누리당의 분열 양상이 짙다. 낙천한 친이계 의원들은 탈당의 후속조치로 독자 출마, 무소속 연대 결성, 국민생각 입당, 신당 창당 등의 선택지를 놓고 집단 구상에 들어갔다.
문제는 파괴력에 화룡정점을 찍을 대선주자의 부재에 있다. 정운찬 전 총리는 신당 성공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참여를 사실상 거절했고, 좌장인 이재오 의원은 복지부동이다. 정몽준 전 대표도 총선 이후를 모색하며 절치부심 중에 있다.
그렇다고 낙천한 친이계 의원들이 당의 결정을 존중하며 물러설 가능성은 없다.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 결국 지역 사정을 우선시해 집단화되지 못하고 흩어져 활로를 찾을 경우 파괴력은 극히 제한적일 것이란 게 이들의 또 다른 고민이다.
이를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철저히 계산에 둔 것으로 보인다. 한 친박계 핵심 의원은 1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권 심판론에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MB와의 차별화는 불가피하다”면서 “이들의 탈당이 손실이지만은 않다. 과거를 털어내고 미래에 대한 선택으로 가기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하지는 못하나 속으로는 바란다는 내용의 한자성어 “불감청고소원(不敢請固所願)”을 자신들 심정에 빗댔다.
이는 민주통합당 사정과도 일치한다. 공천 내홍이 당 전체를 휘감았지만 야권연대의 극적 타결로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고 당 관계자들은 현 상황을 바라봤다.
호남에 기반한 일부 구 민주계 인사들이 민주동호회를 결성하고 이는 가칭 정통민주당 창당으로 이어졌지만 파괴력에 대해선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박지원 최고위원이 이들과 거리를 두는 이유가 무엇이겠느냐”고 되레 반문하기까지 했다.
오히려 털어내야 할 구시대 인물들과의 단절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이 역시 ‘불감청고소원’인 셈이다.
정통민주당에 대한 무관심과는 달리 수도권 낙천자들을 중심으로 꾸려진 국민경선쟁취 민주연대에 대해선 극도의 우려를 드러냈다. 이미 낙천자 48명이 합류한 데다 이들이 수도권 전선에 나설 경우 당락을 좌우할 1~2% 싸움에서 고전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국민경선쟁취 민주연대는 12일 오후 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