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은혜기자] 중국고섬 사태로 불거진 외국기업에 대한 싸늘한 시선과 주택대출 전문금융기관이라는 생소한 업종, 일본 SBI모기지가 국내 증시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SBI모기지는 지난 8일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피 상장을 위한 본격적인 공모절차에 착수했다.
공모희망가는 7700~9200원으로 총 공모금액은 548억~655억원 규모다. 내달 5~6일 이틀간 기관의 수요 예측을 거쳐 최종 공모가를 확정한다. 내달 16~17일에는 일반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파워테크놀로지의 코스닥 입성이 무산된 후 한 동안 뜸했던 일본 기업이 올해 처음으로 국내 시장을 노크한 것이다.
SBI모기지는 주택대출 전문금융기관이다. 일본 주택기금공사의 주택담보대출을 심사하고 이를 유동화해서 채권을 발행하는 업무를 주로 하고 있다.
상장주관사인 하나대투증권 측은 "우리나라에 아직 도입이 안된 금융기관형태이기 땝문에 다소 생소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는 이미 10년전부터 도입이 되어있고 성장성과 수익성이 큰 업종이기 때문에 걱정없다"는 설명이다.
증권업계에서는 SBI모기지가 코스닥이 아닌 코스피 시장에 입성하려는 것에 특히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다.
최현재 동양증권 스몰캡 팀장은 "그동안 코스닥 시장으로 해외기업들이 몰렸던 것은 코스피시장의 상장 규제가 더 까다로웠기 때문"이라며 "실적이 좋고 양호한 기업들은 코스피로 상장하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즉, 코스피 상장을 선택한 SBI모기지는 외형이나 양적인 조건은 충족시켰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나대투증권 역시 "일본 기업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했던 네프로아이티가 상장 2년 만에 상장폐지된 전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 SBI모기지는 코스피 상장을 결정했다"며 "일본기업의 코스피 최초 입성이라는 상징성도 활용하기 위해 엄격한 심사규정을 무릅쓴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중국고섬으로 시작된 차이나디스카운트의 상대적 수혜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최현재 팀장은 "아무래도 중국기업들보다는 일본기업이 회계감사가 깨끗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며 투자자들의 긍정적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그는 외국기업이 갖는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해외 기업들의 경우 자국의 정치나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보니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한국에 상장한다는 부정적 이미지를 피해갈 수 없다"며 "보고서 제출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환율 리스크 등 투자판단 시 몇가지 리스크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