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윤용로 행장과의 '포옹' 가격 = 보너스 500%?

입력 : 2012-03-13 오후 5:52:39
[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외환은행 직원들이 하나금융지주의 자회사로 편입되는 데 대한 위로금 명목으로 기본급의 500%에 달하는 보너스를 받는다.
 
외환은행 직원들의 연봉 수준이 은행권 최고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인당 보너스 규모는 최소 1000만원에서 최대 2000만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중소기업의 신입직원 1년치 급여에 맞먹는 수준이다.
 
은행권 안팎에서의 시선이 곱지 않은 이유다. 피인수에 대한 위로금이라는 단어부터 거부감이 든다는 지적이다. 잃은 게 없었는데 무슨 위로냐는 얘기다.
 
지난달 하나금융지주와 인수합병을 반대하는 투쟁을 철회하는 과정에서 외환은행 노조는 얻고자 하는 대부분을 취했다.
 
5년간 독립경영 보장과 업계 최고 수준의 임금 체계 유지 그리고 인사권도 보장받았다
 
오히려 업계 수준 이하의 연봉을 받으면서 외환은행 직원을 자회사로 모셔야 하는 하나은행 직원들이 위로를 받는 게 설득력 있어보인다. 그럼에도 외환은행은 이것도 모자라 위로금 명목으로 기본급의 500%에 달하는 보너스를 챙기게 된 꼴이다.
 
금융권 안팎에서 외환은행 노조에 배신감을 느끼는 것은 보너스 지급이 이미 지난달 외환은행 노조와 하나금융지주간 합의안에 포함돼 있었다는 대목이다.
 
외환은행 노조도 떳떳하지 못했는 지 당시에는 보너스 500% 부분을 제외한 내용만 공개했다.
 
윤용로 외환은행장이 제지 없이 첫 출근한 날 윤 행장과 노조와의 '포옹' 가격이 보너스 500%란 말인가.
 
겉으로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뒤에서는 개의 고기를 파는 '양두구육'이라는 비난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외환은행이 하나금융의 인수를 반대하면서 내세웠던 대의명분은 론스타 먹튀에 따른 국부 유출이었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는 대의명분은 '허울'이고 속내는 '밥그릇'이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외환은행 노조의 이런 이중적인 모습에 대한 비판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국부 유출이라는 외침이 무색할 정도로 외환은행 노조는 론스타의 고액배당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해 왔다.
 
또 하나금융 인수 얘기가 나오기 이전까지 외환은행 노조는 론스타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고 한 차례의 노사분규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외환은행의 보너스는 서민들 고통(이자)의 대가다.
 
"론스타 인수를 전후로 외환은행 직원의 연봉은 업계 평균 이하에서 최고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불만은 커녕 론스타의 고액 배당에 대해 어떤 문제제기도 없었다"는 금융당국자의 분노 섞인 발언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반응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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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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