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ESS 시장' 활기..2차전지업계, 해외공략 가속화

LG화학·삼성SDI 등 日이어 미국·유럽 공략

입력 : 2012-03-14 오후 3:35:45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에너지저장시스템(ESS·energy storage system)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에선 올해부터 관련 제품들의 출시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유럽 시장도 보급이 점차 확대되는 분위기여서 ESS용 리튬이온배터리를 생산하는 국내 업체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ESS는 발전소에서 공급받은 전력을 리튬이온전지에 저장했다가 전력이 필요한 때 전송,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스마트그리드 분야의 핵심 장치다. 정전 등 비상시에 비상전원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효율적인 대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막을 내린 '배터리 재팬' 전시회에서는 히타치, 미츠비시, 산요, 파나소닉 등 일본의 주요 배터리 업체들이 ESS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특히 이번 전시회는 가정용뿐만 아니라 산업용 ESS도 전시되는 등 예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는 평가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개인과 기업 모두 전력수요 관리와 비상전력 확보 등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는 것이다.
 
전시회에 참여한 한 국내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거의 모든 배터리 업체들이 ESS를 선보였다"며 "일본은 지진과 쓰나미 등이 잦은데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까지 겹치면서 관련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고 전했다.
 
앞서 일본에서는 지난 2월 교세라와 니치콘이 손잡고 가정용 에너지 매니지먼트 시스템(EMS)을 올 여름부터 판매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EMS는 태양전지로 생산한 전력을 ESS에 저장하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사용하는 등 가정 내 전력 생산과 쓰임을 콘트롤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9·15 정전사태'를 겪으며 전력수요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ESS를 활용한 스마트그리드 기술은 실증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LG화학과 삼성SDI는 국내보다 일본과 미국, 유럽 등 해외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삼성SDI(006400)는 지난해 ESS 배터리 모듈과 배터리 매니지먼트 시스템(BMS)을 니치콘에 공급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세계 최대 전력 엔지니어링 회사인 ABB와 ESS 배터리 장기공급계약을 맺은 LG화학(051910)은 다른 유럽 국가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중국의 대표적 태양광 기업인 황밍그룹, 대만의 포머와 ESS 실증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처럼 국내 2차전지 업체들이 해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ESS와 신재생에너지 보급이 맞물려 있어서다.
 
ESS는 태양광 등의 신재생에너지에서 생산된 전력을 모아 저장하고 이를 안정적으로 보내는 역할을 하는데, 국내는 신재생에너지 보급이 전무하다시피한 상황이다.
 
때문에 2차전지 업체들은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국가들을 중심으로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신재생에너지의 보급률이 낮아 ESS 시장 자체가 형성돼 있지 않다"며 "일본은 지진이라는 지역적 특수성에 따라, 유럽이나 미국은 신재생에너지의 보급률이 높은 편이어서, 전력망이 잘 갖춰진 국가들을 중심으로 ESS의 수요가 확산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 지난 2월29일부터 3월2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열린 '배터리 재팬' 전시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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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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