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19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이명박 대통령 측근비리와 4대강 사업, 종편 관련 국정조사가 연일 지면을 달군다. 청와대와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등에 대한 청문회도 줄을 잇는다. 검찰도 칼날을 비켜가지 못한다.
BBK와 내곡동 사저가 다시 불거지고, 친인척 측근비리의 몸통으로 지목돼 온 '상왕' 이상득 의원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자 이 문제에 "할 말이 없다"던 이 대통령이 공식 사과한다.
이는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시민사회의 '희망2013 승리2012 원탁회의'가 지난 10일 합의한 4.11 총선 범야권 공동정책 합의문에 근거해 예상해 본 장면이다.
물론 여기에는 야권의 과반의석 확보라는 단서를 붙여야 한다. 민주당과 통합진보당 민주진보세력을 합쳐 전체 300개의 의석 중 170석 가량을 이루면 국회 각 상임위에서 다수를 차지, 각종 정책과 특검·청문회에 시동이 걸린다.
합의문에 "공동정책을 기반으로 굳건한 연대와 실천을 통해"라고 각오를 다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공동정책의 핵심의제로는 ▲서민과 중산층의 '고통 해소'를 위한 '민생 안정' 최우선 5대 과제 ▲이명박·새누리당 정권의 '적폐 청산'과 '역사 복원'을 위한 5대 과제 ▲함께 잘사는 대한민국을 향한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 실현 7대 과제 ▲이명박 정권이 체결한 한미 FTA의 시행 반대 ▲제주 강정마을 군항공사의 중단과 재검토 추진 등이 선정됐다.
이 중에서 정권심판론을 투영한 둘째 의제에는 종편사업자 선정과정에 대한 국정조사 실시, 4대강 사업의 진상과 책임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추진,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설치와 검찰개혁, 권력형 비리사건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검 등이 포함됐다.
아울러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청와대와 검찰이 민간인 불법사찰을 은폐하려한 것을 정면으로 겨냥하며 청문회를 언급, 이같은 분위기에 힘을 실었다.
정책합의문에는 "특권과 탐욕에 가득 찬 이명박·새누리당 정권의 적폐는 불과 4년 만에 대한민국을 과거 유신정권 시대의 반민주, 반생명, 반평화, 반언론, 부패비리 공화국으로 퇴행시켰다"며 "이에 현 정권의 적폐를 바로잡고, 대한민국을 과거에서 미래로 나아가게 하기 위해 다음의 과제를 실천한다"고 적시돼있다.
이를 위해 야권은 합의된 정책의제를 실현할 구체적인 계획과 실천방안을 마련하고, 추가적인 정책개발을 위해 논의를 계속 진행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공동정책의제 실현과 이행점검을 위한 상설기구 구성이 검토되고 있다.
한편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은 한미FTA와 제구해군기지 문제에서는 다소 입장이 다르지만 최대한 공통분모를 만들어 공동전선을 구축키로 했다.
한미FTA의 경우 민주당은 재협상 의지를 분명히했고 통합진보당은 재협상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결국 폐기로 갈 것이라 보지만, 현 정권이 체결하고 비준한 한미FTA의 시행에는 전면 반대로 뜻을 모았다.
제주해군기지 문제도 큰 틀에서 즉각적인 공사 중단과 19대 국회에서의 전면 재검토, 필요할 경우 책임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실시로 가닥을 잡았다.
27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야권이 정책합의를 통해 공표한 내용들이 과반의석 확보를 통해 현실화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