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포스코(005490) 주주총회에서 이사의 책임을 축소하는 정관변경이 주주들의 반대로 좌절됐다.
16일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포스코 정기주주총회에서 소액 주주들이 '이사책임 축소 조항 정관'에 대해 반대해 정관변경이 좌절됐다. 박태준 특별공로금 지급 건과 주주총회 진행 등에 대해 주주들의 다양한 의견이 오고간 주주총회였다.
이날 재무제표 승인에 이어 2안인 정관 변경의 건 중 37조와 53조 등에 대해 소액주주들은 수정·삭제를 요구했다.
37조는 이사가 고의로 임무를 게을리해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는 경우, 연간 보수의 6배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 손해배상 책임을 면제하는 조항이었다.
53조는 재무제표에 대해 대표이사가 주주총회에 승인을 요구하던 규정을 이사회 결의로 승인하게 하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한 소액주주가 "이사의 책임을 감면하는 조항으로 책임경영이 악화될 수 있다"고 반대의견을 냈고, 다른 주주들도 이에 동의했다.
또 사채발행 권한을 대표이사에게 위임하는 16조에 대해서도 소액주주들이 주주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정관 수정·변경을 요구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이 자리에서 법률전문가의 검토를 거친 뒤 소액주주들의 제청에 따라 이 조항들의 삭제를 받아들였다.
이와 함께 이날 포스코 주주총회에서는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도드라졌다.
소액주주 홍모씨는 이사보수한도 70억원에 대한 기준을 물으며, 소액주주에 대한 배려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정준양 회장은 "국민기업이라는 포스코의 이미지상 직원들의 임금인상비율에 맞춰 급여를 책정하고 있다"며 "포스코의 임원 급여는 국내 다른 기업에 비해 적은 수준"이라고 대답했다.
홍씨는 이에 대해 "사내·외 이사 제청 건 등에 관해 충분한 사전설명 없이 찬성 위주로 넘어가는 것 같다"면서 "이는 투명성을 자랑으로 삼는 포스코와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은 원안대로 가결됐다.
또 포스코는 이날 정관 변경 외에 박태준 명예회장 유족에게 지급하는 특별 공로금 40억원을 지급하는 안건을 상정했는데, 이에 대해 소액주주인 황모씨가 이의를 제기했다.
황씨는 "1분기에 30-40% 실적이 떨어진다는 언론보도를 봤다"며 "경영환경이 안좋은 것으로 아는데 40억원 보다는 절반, 아니면 경영여건이 개선된 후에 지급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다른 주주는 "금전적 의미보다는 박태준 명예회장의 상징성과 의미를 생각한다면 특별공로금을 지급하는 것은 맞다고 본다"며 안건에 대해 찬성의 뜻을 표시했다.
박 명예회장에 대한 특별 공로금 지급 안건 역시 원안대로 통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