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유산 소송전에 휘말린 이건희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소송을 맡길 대리인 라인업을 완료, 본격적인 법정 싸움을 예고했다.
삼성그룹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삼성에버랜드를 상대로 제기된 주식인도 등 청구 소송과 관련해 소송 대리인이 선임됐다"고 16일 밝혔다.
앞서 이맹희씨와 이숙희씨는 일찌감치 화우 측 대리인단을 내세워 본격적인 소송전에 대비했지만, 그동안 이 회장측은 대리인단 선정에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여왔다.
오랜 시간을 고민한 이 회장측은 결국 법무법인 '태평양'과 '세종', '원'을 택했다.
삼성에 따르면 이 회장 측 대리인으로 법무법인 태평양의 강용현·권순익 변호사, 세종의 윤재윤·오종한 변호사, 원의 홍용호·유선영 변호사 등 6명이 선임됐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변호인단 선정과 관련해 사건의 내용과 성격, 실무역량에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변호사 여섯 명을 소속 로펌 등에 상관없이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 법무법인 '태평양' 강용현·'세종' 윤재윤·원 '홍용호'
태평양의 강용현 변호사(사법연수원 10기)는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1993년과 1995년 두 번 역임했다.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마지막으로 2001년 법원을 떠나 방송위원회 법률자문위원, 민사실무연구회 부회장 등을 두루 거쳤다. 강 변호사는 한국형사판례연구회 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권순익 변호사(21기)는 서울중앙지법과 수원지방법원 판사를 역임했으며, 2005년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마지막으로 2007년 법원을 떠나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세종의 윤재윤 변호사는(11기)는 춘천지법원장 출신으로 서울지법 부장판사, 부산고법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을 역임했으며, 재판 실무에 능한 것으로 평이 나 있다.가사일반 소송 등을 주로 맡아 왔다. 올해 법원을 떠나 현재 법무법인 세종의 대표 변호사를 맡고 있다.
오종한 변호사(18기)는 국내 주요기업의 대형 소송을 많이 대리해왔다. 특히 적대적 M&A분쟁 관련 자문 및 소송업무 등에 능하다. 이번 소송이 결과에 따라 삼성측의 지분율 변동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오 변호사가 어떤 활약을 할 지 주목되고 있다.
법무법인 원에서도 두 명의 변호사가 삼성가의 소송을 대리하게 됐다.
홍용호 변호사(24기)는 기업 M&A자문, 해외투자업무, 국제중재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1992년 사법시헙에 합격해 1998년 서울지방법원 판사로 첫 임용됐다. 2000부터 변호사 활동을 시작한 홍 변호사는 '적대적 M&A에 대한 방어행위로서의 증권발행의 적법성' 등 기업구조와 증권 관련 법률 자문에 능한 것으로 평이 나있다.
유선영 변호사(17기)는 1988년 연수원 수료후 김앤장법률사무소를 거쳐 20년 넘게 변호사로만 활동해왔다. 그만큼 소송실무에 능하고, 소송진행 중 발생하는 여러 변수에 노련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 맹희씨·숙희씨는 '화우'..본격 법정공방 예고
반면 원고 측인 맹희씨와 숙희씨는 법무법인 화우를 택했다.
맹희씨 측의 담당변호사는 각각 12명씩 모두 24명이다. 법원장 출신 두명과 부장판사, 검사 출신까지 포진한 호화군단이다.
이 가운데 이주흥 변호사는 대전지법원장과 서울중앙지법원장 출신이다. 김대휘 변호사는 춘천지법원장과 의정부지법원장, 서울가정법원장 출신으로 민·가사사건에 정통한 화우를 대표하는 변호사다.
유승남, 윤병철, 임승순 변호사 등이 각각 서울서부지법, 수원지법, 서울행정법원에서 부장판사를 역임했다. 차동언 변호사는 대구고검 검사, 강호순 변호사는 청지지검 검사 출신이다.
맹희씨가 소송을 제기했을 때만 해도 세간에서 '합의 후 소 취하'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왔지만 맹희씨가 적극적인 소송의지를 밝힌데다가 삼성물산측의 CJ 이재현 회장 미행 사건, CJ의 기획소송설 등이 얽히고 설키면서 상황은 얼어붙었다.
여기에 지난 27일 둘째 누나 숙희씨 까지 맹희씨와 같은 취지의 소송을 제기하면서 분위기는 급반전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