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19대 총선 서울 관악을에 야권단일후보로 선출된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진퇴양난에 빠졌다. 김희철 의원과의 경선 과정에서 발송된 문자메시지들이 그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경선에서 패배한 김 의원이 민주당 탈당 및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20일, 이 대표의 보좌관이 여론조사경선에서 나이를 속여 응답할 것을 요청하는 문자메시지를 대량으로 발송한 것이 확인됐다.
이 대표의 비서가 보낸 문자메시지에는 "지금 ARS 60대로 응답하면 전부 버려짐. 다른 나이대로 답변해야 함", "ARS 60대와 함께 40-50대도 모두 종료. 이후 그 나이대로 답변하면 날아감" 등의 내용이 들어 있어 거짓응답을 호소하고 있다.
이는 여론조사 집계에 응답자 연령별 삼분위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직접적이진 않지만 이 대표를 지지한다고 응답할 때 아직 샘플이 차지 않은 연령대로 거짓말을 할 것을 부탁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상황이 악화되자 이 대표 캠프는 크게 당황한 눈치다. 관련 내용이 트위터 등 SNS와 매체들을 통해 퍼지면서 여론 또한 요동치고 있다. 이 대표의 해명 촉구에 심지어 사퇴설까지 흘러나오는 실정이다.
이 대표는 현재 보도자료를 통해 해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희철 의원 역시 관련 내용을 접한 후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어 이 문제가 향후 총선 정가의 태풍이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 19일에도 문자메시지로 인해 곤혹을 치른바 있다. 뉴스토마토 취재 결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이 대표를 지원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불법 개입한 정황이 포착돼 논란이 일었던 것.
전교조는 경선 시작을 이틀 앞둔 15일 조합 소속 교직원들에게 "[전교조도움요청] 이정희 대표 지지율 민주당 후보 많이 뒤쳐짐. 설문 요청 선거법 위반 아님", "전화설문조사로 후보단일화 결정. 17~18일 실시. 관악구 아는 사람 전화 연락 해주시길"이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대량으로 발송해 물의를 일으켰다.
현재 중앙선관위는 관련 내용에 대해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 대표의 경선 승리를 비는 마음에서 비롯된 행위였다는 전교조 관계자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불법 선거운동이 벌어진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통합진보당은 이번 사태의 여파로 청신호가 켜졌던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급제동이 걸릴까 전전긍긍하는 눈치다. 이정희 대표 개인으로서도 관악을의 극적인 승리가 수포로 돌아가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