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새누리당이 문제가 있는 공천자들을 안고 4.11총선 체제에 본격 돌입했다.
논란이 확산된 후보자 일부에 대해 공천 취소를 하는 등 파격적인 모습도 보였지만 심사 과정에서 거르지 못했다는 점, 일부 문제가 있는 후보들은 그대로 선거에 들어간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지난 14일 새누리당은 서울 강남갑과 을에 공천된 박상일, 이영조 후보의 역사관 논란이 확산되자 공천을 철회했다.
해당 지역기자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인 손동진 후보와 여성비하 발언으로 문제가 된 석호익 후보는 공천을 자진 반납해 논란을 잠재웠다.
21일에는 비례대표 후보 15번에 배치된 이봉화 후보가 과거 쌀 직불금을 부정 수령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공천을 취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되는 후보들은 여전하다. 성추문, 돈봉투, 당적 등 문제가 되는 의원들이 이날 선대위 출범식에서 공천장을 받았다.
우선 유재중(부산 수영구), 김태기(서울 성동갑) 후보가 성추문 혐의를 받고 있다.
유재중 새누리당 의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왔다는 한 여성은 지난 19일 국회 정론관을 찾아 "지난 2004년 유재중 의원과 반강제적으로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며 "이후 제게 직접 150만원을 주고 연락을 끊었다"고 폭로했다.
새누리당 홈페이지에는 김태기 단국대 교수가 지난 2005년 당 여성위원을 성희롱했다는 내용의 제보가 올라왔다. 이어 지역 여성단체 회원들이 김 후보 공천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사실 여부가 가려지지 않았지만 피해자들이 잇따라 나타나는 상황이라 새누리당이 성추문에 지나치게 관대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돈봉투 살포도 여전한 문제다.
새누리당이 경북 경주에 전략 공천한 손동진 후보가 지역 언론인들에게 금품을 살포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손 전 총장은 공천장을 반납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 뒤늦게 공천된 정수성 의원 역시 소액이지만 언론인에게 돈봉투를 건넨 것으로 본지 취재 결과 확인됐다. 지난 2009년 4.29 재보선 선거 기간에 발생한 일로 손 전 총장의 사례와 같다.
충남 서산·태안에 공천을 받은 유상곤 전 서산시장은 지난 2010년 6·2지방선거 당시 선거캠프 회계책임자가 자원봉사자들에게 돈을 건네 벌금 400만원을 받고 시장직을 잃은 바 있다. 하지만 불과 2년 만에 국회의원 후보자로 이름을 올려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이 외에도 지난 2006년 수해지역에서 골프를 치다 징계를 받았던 홍문종(경기 의정부을), 이재영(평택을) 후보 역시 문제가 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당적을 바꾸는 것이 문제가 되느냐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신뢰면에서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했다는 목소리도 높다
비례대표 6번에 배치된 주영순 목포상공회의소 회장이 과거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당적을 보유한 바 있다.
서울 구로을에 공천된 강요식 후보는 민주당 정대철 고문 보좌관, 김한길 전 의원 비서관을 지낸데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도 열린우리당 구로구청장 예비후보로 뛰기도 했다.
새누리당 공천위 관계자는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알았지만 문제가 안된다고 평가했다", 나머지 사안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확인해봐야 한다"는 답변으로 심사에 대한 책임을 회피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공천 전 도덕적 검증을 제 1요소로 꼽았던 만큼 해당 사실을 알고도 비도덕적 인사를 공천한 점, 공천 심사시 중대한 결함을 확인하지 않은 점 모두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