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2일 러시아의 루크오일(Lukoil)로부터 10억달러 규모의 이라크 웨스트꾸르나 가스-오일 분리 플랜트(GOSP)를 수주·계약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라크의 바그다드에서 진행된 이번 계약식에는 이라크 석유부의 압둘 카림 루아이비(Abdul Karim Luaibi) 장관과 김현명 주이라크 대사, 루크오일의 세르게이 니키포로프 부사장, 삼성엔지니어링의 박기석 사장 등 정부 고위 관계자와 양사의 최고 경영진이 참석했다.
웨스트꾸르나 (West Qurna) 유전 2단계 개발사업의 일환인 이번 플랜트는 이라크 남부 바스라(Basrah) 지역에 위치하게 된다. 이 설비에서는 유전에서 뽑아 올린 원유 혼합물을 오일과 가스로 분리해 하루 46만 배럴의 오일을 생산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전단 설계(FEED)와 설계, 조달, 공사, 시운전의 분야를 일괄턴키(Lump-Sum Turn Key) 방식으로 수행하게 되며, 2014년 7월 완공할 계획이다.
이번에 이라크에 처음으로 진출하게 된 삼성엔지니어링은 시장과 고객 확대, 사업 다각화라는 성과를 한꺼번에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이라크는 현재 확인된 원유매장량만 세계 4위 규모며, 잠재 매장량까지 감안한다면 세계 최고 수준의 석유 대국이다.
특히 루크오일은 민영 석유기업(IOC) 중 세계 1위의 원유매장량을 자랑하며, 지난해에만 석유와 가스 분야에 100억달러 가까이 투자한 오일메이저다. 이미 엑슨모빌의 프로젝트를 수행 중인 삼성은 세계 정상급 오일메이저를 잇따라 고객으로 확보함에 따라 오일메이저가 개발권을 쥐고 있는 이라크는 물론 전세계로 시장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삼성엔지니어링 박기석 사장은 "이라크는 원유의존도가 높은 나라로 경제 재건을 위해 공격적으로 석유를 증산할 것으로 보인다"며 "원유 생산시설에 이어 정유와 가스플랜트의 발주도 예상되는 만큼 세계적인 EPC 역량을 바탕으로 향후 안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2010년 말레이시아의 SOGT 프로젝트로 처음 업스트림 분야에 진출한 삼성엔지니어링은 1년 만에 사우디와 인도네시아에서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를 연달아 수주하며 화공 업스트림 분야를 확실한 회사 성장의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박기석 사장(오른쪽 첫번째)이 계약서에 서명한 후 이스칸더 나시로프 루크오일 해외지사장(왼쪽 첫번째)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가운데는 루아이비 이라크 석유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