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중국산 불량 철강재 수입으로 골머리를 앓는 국내 철강업계가 중국 철강업계에 수출 자제를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한국철강협회는 23일 중국 상해에서 오일환 철강협회 상근 부회장과 왕효제 중국철강공업협회 부회장을 비롯해
포스코(005490),
현대제철(004020),
동국제강(001230), 중국강철, 보산강철 등 한·중 주요 철강사의 수출 마케팅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중 봉형강·열연 품목별 분과위원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철강협회와 우리 업체들은 중국측에 수출증치세(부가가치세)환급 제도를 악용해 보통강과 H형강, 칼라강판의 수입이 늘어나면서 국내 시장을 혼란시키고 있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중국은 고부가가치 강재의 생산 비중 확대를 위해 지난 2010년 7월 보통강에 대한 수출증치세 환급을 폐지하고 합금강과 칼라강판 등에 대해 9%의 환급제를 유지했다.
이에 중국업체들은 수출증치세 환급을 받기 위해 보론강이나 후판을 부가가치가 높은 합금강과 칼라강판으로 위장해 우리나라에 수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철강협회는 지난해 중국산 열연강판 수입은 176만3000톤으로 이 중 보론강으로 추정되는 기타 합금강이 95% 이상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협회 측은 보통강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보론강의 증가로 국내 유통시장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보론강이란 철강에 미량의 보론(붕소)을 첨가해 만든 합금강이다.
보론강에 대한 문제는 지난 2010년부터 한·중 민관회의, 한·중 열연분과위원회 등에서 중국측과 여러차례 논의됐으나,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철강협회는 칼라강판의 경우도 중국업체들이 후판에 페인트를 칠한 후 칼라강판으로 수출신고해 환급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철강협회 한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 해관 통계상 대한국 칼라강판 수출은 161만4000톤으로 집계됐다"면서 "하지만 우리나라 관세청에 신고된 실제 중국산 칼라강판 수입량은 9만6000톤으로, 151만8000톤에 달하는 물량이 칼라강판으로 위장된 후판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