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유나기자] 한국과 핀란드 양국의 조선업계가 극지방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술 확보에 주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블루오션'인 극지방 시장이 '기회의 오션'이 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에메랄드룸에서 핀란드경제인연합회(EK)와 공동으로 '제15차 한-핀란드 경제협력위원회(이하 경협위) 합동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경협위에는 사울리 니니스토 핀란드 대통령, 허창수 전경련 회장, 한국측 경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인성
STX조선해양(067250) 부회장, 핀란드측 경협위원장인 올리 요한슨 핀란드 EK 회장 등 양국 기업 관계자 70여명이 참석했다.
◇(왼쪽부터)올리 요한슨 한-핀란드 경협위원장, 사울리 니니스토 핀란드 대통령, 허창수 전경련 회장, 이인성 STX조선해양 부회장.
신성수 STX조선해양 전략사업 부사장은 '조선·해양산업 협력 방안 모색'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핀란드와 함께 극지방 선박·플랜트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 부사장은 "전 세계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지구 온난화 현상과 빙하 해빙, 고유가 문제 등으로 극지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극지방에 대한 개념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특히 전세계 가스와 기름의 13%를 차지하고 있는 북극은 자원개발이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며 "북극지방이 조선산업의 새로운 마켓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구온난화는 분명 인류를 큰 위기에 빠뜨리는 위협적인 존재다. 극지방의 얼음이 점점 녹고 있는 가운데 머지 않아 인류가 멸망할 것이라는 예언이 터무니없지만은 않다.
하지만 '얼음이 녹는다'는 사실은 조선업계에게 하나의 기회가 됐다. 빙하가 녹으면서 극지방 전용의 쇄빙선이나 소형 특수선만 다닐 수 있었던 항로들이 대형 선박이 지날 만큼 넓어졌고 새로운 항로도 개척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북극은 빙하가 30년 전보다 약 60% 감소하면서 북극항로에 대한 활용도가 높아졌다.
북극항로는 수에즈운하나 파나마운하를 경유하는 것보다 거리가 짧아 항해일수를 크게 단축할 수 있다. 한국과 유럽을 오갈 때 북극항로를 이용할 경우 약 40%에 가까운 항해거리를 줄일 수 있다.
미코 니니 아커 아틱 테크놀로지(STX핀란드의 자회사) 사장은 "북방 해로가 개방되고 있다"며 "분명히 강조하고 싶은 점은 한국과 핀란드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국간의 선박 생산 기술과 전문성 등을 활용한다면 수천마일이 떨어진 부산과 유럽간 운항을 10일정도 단축시킬 수 있다"며 "기존 33일 걸리는 파리 노틀담~부산 운항이 23일로 단축되며 연료도 300~500톤 정도절약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핀란드가 극지방 선박에 대한 기술 지식을 공유하고 한국의 선박 설계 엔지니어링, 생산성 관련 시스템 등이 핀란드의 아크틱 테크놀로지를 결합한다면 쇄빙선, 쇄빙지원선, 극지상선 분야에서도 협력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날 회의장에는 사울리 니니스토 핀란드 대통령이 직접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사울리 니니스토 대통령은 "한국이 조선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듯이 조선산업은 양국의 공통 이해관심사다"라며 "양국의 경제성장을 위해 핀란드 정부가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