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훈기자] 500대 국내 대표기업에 대한 순이익 예상치가 작년 말과 비교해 석달 만에 2조원 가량 감소하면서 실적장세를 기대하기엔 어렵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1분기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감소한 모습이다.
하지만 '흉년'에도 먹을거리는 있다.
삼성전자(005930)를 대표선수로 하는 IT기업들에 대한 눈높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상승하고 있고, 금융지주와 은행업종의 실적 전망치도 나날이 개선되고 있다.
30일 뉴스토마토는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12월 결산법인 가운데 추정기관수 3곳 이상인 종목을 대상으로 작년 연말과 3월 현재를 기준으로 올해 1·2분기 실적전망치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를 보면, 해당 기업 99개사 가운데 3개월 전보다 영업이익 전망치가 개선된 기업은 32개사(32.32%)에 불과하다. 나머지 67개사(67.68%)는 영업이익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연말과 비교해 실적 전망치가 가장 크게 상향조정된 종목은
한국전력(015760)이다. 한국전력은 1분기 매출 12조7789억원, 영업이익 1757억원, 순이익 마이너스(-)764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작년 연말 대비 146.84% 증가한 수치다. 다만 한국전력은 2분기엔 영업이익이 -1225억원으로 적자전환이 예상된다.
◇IT株, 2분기도 좋다..은행株도 실적개선 기대
1분기에 이어 2분기까지 실적 개선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기업들은 대부분 IT기업이다.
LG전자(066570)는 1분기 영업이익으로 2900억원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불과 석달 전 전망치인 1637억원에 비해 77.09% 증가했다.
2분기 추정치 역시 크게 늘었다. 앞서 260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던 LG전자 2분기 영업이익은 최근 3535억원으로 1000억원 가량(35.21%) 증가했다.
삼성전기(009150)의 약진도 눈에 띈다. 669억원으로 전망됐던 1분기 영업이익은 3개월 사이 806억원으로 20.32% 늘어났고, 2분기에는 1000억원이 넘는 107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목표주가 200만원 시대를 맞이한
삼성전자(005930)에 대한 눈높이도 나날이 올라가고 있다. 이 회사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해 연말에만 해도 4조2995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현재 전망치는 4조9942억원으로 5조원에 육박한다.
통상 삼성전자가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발표하면 실적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이유로 주가는 하락하기 시작하는 흐름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이미 5조7000억원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2분기 삼성전자 실적 전망치는 석달 전 4조9708억원에서 5조9626억원으로 14.52% 치솟았다.
은행업종도 나쁘지 않은 1분기 성적표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연말 471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던
하나금융지주(086790)의 전망치는 현재 6888억원으로 45.96% 상승했다.
우리금융(053000)과
외환은행(004940) 역시 마찬가지다. 석달 사이 우리금융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7091억원에서 8742억원으로 23.29% 상승했고, 외환은행 역시 2876억원에서 3520억원으로 22.40% 상승했다.
다만 이들 은행들은 IT기업들과는 달리 2분기엔 실적개선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하나금융지주의 2분기 영업이익은 1분기 6888억원보다 1600억원 가량 적은 5156억원이 예상된고, 우리금융 역시 8742억원에서 6051억원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외환은행과 BS금융지주도 각각 19.80%, 7.20% 씩 영업이익 축소가 예상된다.
◇STX팬오션·CJ E&M 석달 만에 '적자전망'
반대로 영업이익 전망치가 감소하는 기업도 있다.
STX팬오션(028670)이 대표적인 기업이다. 증권가는 이 회사가 1분기 38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는 석달 전 전망치인 197억원 영업이익과는 큰 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