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시중은행들은 중소기업과 가계의 대출자금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신용위험 상승과 채무상환 능력 저하 등으로 대출을 줄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를 보면 올해 2분기 국내 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전분기 7보다 4포인트 낮은 3을 기록했다.
대출태도지수가 0보다 높으면 대출을 완화할 계획이라고 답한 금융기관이 그렇지 않은 곳보다 많다는 뜻이다.
부문별로는 중소기업 대출태도가 전분기(13)보다 4포인트 낮은 9인 반면 대기업은 6으로 전분기(3)보다 높았다. 이는 중소기업보다 안정적인 대기업 대출을 늘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대기업은 상대적으로 부실 위험이 작은 데다 은행들도 마땅한 자금운용처 발굴이 어렵기 때문이다.
가계주택 대출태도는 -9로 전분기(-6)에 이어 4분기 연속 부진했으며 가계 일반자금 대출도 -6로 전분기(0)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대내외 경기둔화에 따른 신용위험 상승으로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태세"라며 "가계대출도 금융당국의 억제 대책과 채무상환 능력 저하 등으로 대출에 신중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신용 위험은 중소기업과 가계를 중심으로 크게 악화됐다. 대기업은 6으로 전분기보다 3포인트 오른 반면,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지수는 28로 전분기(13)보다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가계의 신용위험 역시 전분기(9)의 3배에 육박하는 25로 치솟았다.
중소기업은 건설과 부동산 등 취약업종의 잠재적 부실 위험이 상존하는 데다 향후 경기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이 컸고 가계는 소득 정체 등으로 채무 상환 능력이 저하될 것이란 우려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대출 수요는 중소기업 및 가계 모두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중소기업의 대출수요 지수는 31로 전분기(22)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가계의 주택자금과 일반자금의 수요는 모두 13으로 전분기보다 각각 10포인트, 13포인트 올랐다.
한은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업황 부진으로 현금 확보가 여의치 못한 가운데 고유가 등 영업여건 악화에 대비한 자금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가계 역시 아파트 신규분양 증가에 따른 주택자금과 생계형 자금을 중심으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