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③도대체 왜!..능력있는 여자를 차별하는가

국내 상장기업 여성 CEO 1%도 안돼

입력 : 2012-04-03 오후 4:14:09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여성들은 서비스업부터 공직·정치권까지 진출하지 않은 영역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맹활약 하고 있다.
 
최근 정부도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의 능력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 이를 활용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여성에 대한 배려가 아니라 남성에 대한 역차별을 야기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여전히 공무원 사회에서는 여성이 국장으로 승진하거나 기업에서 임직원으로 올라서면 이례적인 것처럼 받아들여 직장내 여성 승진자의 상징이 되고 있는 분위기다.
 
◇여성 인력 저평가..남성 임금보다 63.5% 낮아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면서 대학에 진학하는 여학생의 비율이 남학생을 넘어서고, 여성 10명 중 4명이 일을 하지만 여전히 차별대우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통계청의 '2011년 사회지표'에 따르면 2009년 여학생의 대학진학률은 82.4%로, 남학생 81.6%를 앞질렀다.
 
남학생과 여학생의 대학진학률 격차는 2009년 0.8%포인트에서 2010년 2.9%포인트, 2011년 4.8%포인트로 점차 여성 진학률이 높아지고 있다.
 
반면,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09년 여성의 임금 수준은 남성의 63.5%에 그쳤다. 여성 임금은 194만9000원이었으나 남성은 308만2000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4·11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원장,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 등 총선을 이끄는 여야 지도부를 여성으로 구성하는 등 최근 정치권에서도 어느 때보다 거센 여풍이 불고 있다.
 
그러나 총선에 출마한 지역구 여성 후보를 보면 전체 후보의 7.1% 뿐이다.
 
한국에서도 여성 인력을 활용하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지만 여성이 경영진으로까지 승진하는 데는 상당한 장벽이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삼성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종업원 1000명 이상 한국 기업의 임원 중 여성은 6.2%에 불과하고, 상장 기업의 여성 최고경영자(CEO) 비율은 1%도 안 된다.
 
여성의 고위직 진출 역시 아직 갈 길이 멀다. 전체 초등학교 교사의 82.5%가 여성이지만 여성 교장과 교감은 각각 14.3%, 26.9% 정도에 그치고 있다.
  
유통업계에 종사하는 김모 씨(33세)는 "입사 9년차인데 남자 동기와 비교해보면 여직원들의 평균 임금이 더 낮다"라며 "일일이 따지고 들면 더 불리한 처우를 받을까 함구하고 있지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외모도 능력이다?.."그건 남자들 생각이고"
 
같은 일을 하면서 남성보다 급여가 적은 것도 서러운데 여직원의 외모나 신체조건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일마저 발생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여성 차별 진정·상담 사례를 보면 직장에서 고용주가 업무와 상관이 없는데도 외모나 신체조건을 이유로 여성에게 불이익을 줬다는 내용이 적지 않다.
 
금융권에서는 여성 직원에게만 유니폼 착용을 강요하는 부분이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돼 왔다. 아시아나항공 승무원의 과도한 외모규정이 업무 연관성이 낮다는 지적과 함께 인권침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인권위가 접수한 성차별 진정은 2002년 12건, 2004년 28건, 2006년 37건, 2008년 56건, 2010년 124건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지난해 '고용 의식조사'에 따르면 여성들은 취업의 가장 큰 장애 요인으로 100명 중 10명이 남녀 차별적인 관행을 꼽았다. 올 2월에 발표된 여성가족부의 성평등 지수 역시 100점 만점에 62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적으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성 격차 지수를 보면 한국은 135개국 중 107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때문에 정부도 성평등을 강조하는 여성정책을 시행하고, 각종 여성차별금지법안을 만들거나 여성 참여가 일정 비율에 달할 수 있도록 여성할당제등을 도입하고 있다.
  
김재원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우리사회에는 여전히 강력한 '유리천장'이 존재하고 있다"며 "그 이유는 여성 관리자의 경력 단절과 보이지 않는 차별 등으로 인한 여성 임원 후보의 풀(Pool)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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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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