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총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정당의 부동산 공약이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앵무새처럼 되뇌이던 재개발, 뉴타운, 아파트 리모델링 등 개발관련 공약보다 '공공성'과 '복지'에 무게를 두고 민심을 공략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케케묵은 '개발' 공약이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했다. 반면, 실효성에 있어서는 여전히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성달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팀장은 "현재의 상황에서 개발 공약을 내는 것은 어울리지 않다는 걸 정치권이 인식한 것"이라며 "그러나 이슈에 대한 반응이 있었을 뿐 구체성이 부족해 그 실효성에는 의문이 든다"고 분석했다.
나인성 부동산써브 연구원은 "전월세 시장에서 서민 고통이 워낙 커 이를 해소하는데 주력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문제는 역시 비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공약, `공공과 복지` 공통분모
19대 총선 부동산 공약의 공통점은 전월세시장 불안 장기화 등 서민 주거고통이 심각해지자 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을 담았다는 점이다.
새누리당은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전월세 안정', '뉴타운 사업 문제 해결'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2018년까지 임대 120만호 건설을 통해 공공임대비율을 10~12% 달성하고, 기업형 임대사업자 육성을 통해 임대주택 공급을 활성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전월세 가격 급등지역에는 제한적으로 전월세 상한제를 한시적으로 도입해 시장을 안정화하고, 저소득층에는 주택금융공사가 보증부 저금리 대출을 제공한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뉴타운 사업과 관련해서는 사업지에 기반시설 설치비 국고지원을 대폭 확대해 주민부담을 완화하고, 추진이 어려운 곳은 해제요건을 완화시키겠다고 했다.
민주통합당도 '전월세 상한제 도입', '분양가 상한제 유지', '공공임대주택 공급' 등을 전면에 내세웠다.
전월세 2년 만기가 되면 세입자에게 한차례 계약 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 계약갱신청구권을 줘 최대 4년까지 임차 기간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갱신시에는 임대료 인상을 연간 5%를 넘지 않도록 하는 전월세 인상 상한제 도입도 공약했다.
또 분양가 상한제와 분양원가 공개 원칙은 유지하고, 실수요자형 중저가 아파트를 대량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공공주택은 매년 12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제시했다.
자유선진당도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와 '전월세 가격 안정 도모'를 중점 내세웠다.
공공임대주택은 저소득층의 주거복지를 위해 공급을 늘리고, 부도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했다.
전월세 상한제를 도입, 자치단체별로 심사위원회를 두고 상한가를 결정하도록 했으며, 생애최초 구입 주택에 대해서는 금리를 낮추고 장기 분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큰소리쳤다.
◇서민 주거 고통 인식..`실효성`비판적으로 봐야
전세시장에서 서민들이 겪는 고통은 상상 그 이상이다.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MB정부 출범 후 50개월 중 4개월을 뺀 46개월은 꾸준히 전국 전세가격이 상승했다.
(MB정부 출범 후 전국 전세값 변동 추이=부동산써브) 단위: 만원/ %
시장에 거래 관망세가 이어지고 상대적으로 임차시장에 대기수요가 집중돼다 보니 가격도 꾸준히 올랐다.
나인성 연구원은 "경제 불확실성 때문에 매매전환 수요가 적은 것으로 보인다"며 "1~2년 내에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는 수요가 많으면 매매수요도 움직이겠지만 무리해서 거래하기에는 부담이 많아 전세시장에 머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정치권의 '주거복지' 공약에 대해 실효성 측면에서는 비판적 시각이 우세하다.
김성달 팀장은 "공공주택 확충을 위해서는 재원과 토지가 필요하다"며 "뉴타운 사업 등 기존 개발사업이 좌초되는 상황에서 공공주택 확충은 가능한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공공주택 확충이 어려워 주거비 지원 등으로 눈을 돌린다해도 공약들에 구체성이 부족하다"고 저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