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도시바가 SK하이닉스와 공동으로 엘피다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도시바는 엘피다를 단독 인수하려던 기존 계획을 변경해 SK하이닉스에 엘피다를 공동 인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도시바의 이같은 제안은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SK하이닉스와의 연합전선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엘피다 인수자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말 엘피다 인수를 위한 1차 입찰에 뛰어든 도시바는 마이크론 등 경쟁사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금액을 제시, 엘피다 단독 인수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됐다.
업계에선 SK하이닉스가 실제로 엘피다 인수를 계획하고 있다면, 도시바와 마찬가지로 인수 부담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나쁠 것 없는 조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단 SK하이닉스 측은 "실사를 통해 엘피다의 회생 여부를 들여다 봐야 하고, 통합 후 시너지 효과 등을 충분히 검토한 뒤 최종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지금까지는 엘피다 인수 경쟁에서 마이크론이 유리한 입지를 점해왔지만, 도시바-하이닉스 간 공동전선 구축으로 마이크론의 승세를 가늠하기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하이닉스(000660) 주가는 도시바의 공동 인수 제안 소식을 전후로 크게 요동쳤다. 오전 아사히신문 등 외신을 통해 도시바가 엘피다 인수전 참여를 포기했다는 소식을 접한 뒤 주가는 전날보다 2% 이상 급락 출발했다.
강력한 경쟁자의 탈락으로 SK하이닉스가 엘피다를 인수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인수자금 부담 등을 우려한 시장 참여자들이 주식을 내다판 것이다.
하지만 도시바가 SK하이닉스에 엘피다를 함께 인수할 것을 제안했다는 소식에 주가는 전날보다 450원(1.53%) 오른 2만9850원에 마감하는 반전을 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