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로 중기 수출↑..아직은 "기대반, 우려반"

입력 : 2012-04-09 오후 1:07:46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유럽 재정위기로 시장수요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오히려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의 대 EU시장 수출 성과는 이전보다 나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9일 중소기업청이 발표한 '한·EU FTA에 따른 지난해 중소기업의 유럽 시장 수출성과'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의 EU시장 수출증가율은 18.9%로 전체 수출증가율 16.1% 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6년부터 2010년까지의 우리 중소기업의 수출증가율을 살펴보면, EU가 7.6%로 대 세계 수출(10.1%) 보다 낮았지만, 지난해는 오히려 EU지역에 대한 수출증가율이 더 높았다.
 
또 FTA가 발효된 지난해 하반기 이후 대 EU 수출시장에서 한국 중소기업제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5월 0.15%에서 12월에는 0.20%까지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FTA에 따른 관세인하 효과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수출품목을 특혜관세 ‘혜택품목’과 ‘무혜택품목’을 구분해 분석해보면 FTA로 인한 효과가 더욱 확연하게 나타난다.
 
지난해 특혜관세 혜택품목의 EU지역 수출 증가율은 26.1%로서 무혜택품목(9.9%)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났고, FTA가 발효된 하반기만 분석할 경우 특혜관세 무혜택품목의 수출증가율(0.8%)은 거의 변화가 없었지만, 혜택품목은 17.5%로서 여전히 큰 폭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정부의 동시다발적 FTA '속도전'으로 특혜 무역에서의 수익성이 높아졌지만 협정국마다 상이한 원산지 규정으로 원산지 입증 부담이 크기 때문에 이같은 상승 추세가 오래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일부 중소기업들의 경우 아직도 수출과정에서 FTA 효과를 100% 활용하기에 정부 차원의 주도면밀한 준비가 부족해 보인다는 지적이다.
 
특히 유럽, 미국의 경우 오랜 역내 무역을 통해 대다수의 기업들이 원산지 증명, 관세법에 능숙하기 때문에 이제 막 FTA 체제에 접어든 국내 기업들에게 불리한 부분이 많다.
 
새로운 무역환경에서 수출 중소기업들은 즉각적으로 회계장부를 새로 작성하고 달라진 관세법 등을 익혀야 하는데, 중소기업 인력으로는 쉽지 않고 이에 대한 정부 지원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준호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출 경험이 없는 중소기업의 경우 FTA체결 이후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관심이 있어도 전문 인력 부족으로 인해 특혜관세나 원산지 증명같은 기본적인 사항도 미숙해 관세혜택을 포기하는 기업들도 많다"며 "보다 적극적인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국내 중소기업의 경우 유럽 개별 국가의 특색이나 문화, 환경 등 종합적인 정보에 한계를 갖고 있는 만큼 충분한 마케팅 전력을 세우지고 못하고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중소기업계가 전반적인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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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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