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훈기자] 한국거래소가 중국 현지에서 진행한 해외기업 상장 유치 활동에 대해 증권업계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13일 중국 호북성의 성도인 무한시에서 해외상장에 관심있는 호북성 기업들을 대상으로 상장설명회 행사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김봉수 거래소 이사장이 직접 참석해 중국기업들의 한국 증시 상장을 위한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전개했다.
거래소 측은 "이번 홍보활동을 통해 한국상장 중국기업을 다변화하고 업종 다양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증권가는 이같은 거래소의 행보에 대해 '겉과 속이 다른' 행동이라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해외기업 기업공개(IPO)를 맡는 상장 주관사에겐 조건을 까다롭게 만들어 주관업무 자체를 못하도록 막아둔 거래소가 밖에선 요란한 홍보를 한다는 지적이다.
거래소 규정을 보면 해외기업 IPO 주관사를 맡은 증권사는 해당기업의 공모물량의 10%를 의무적으로 인수해야 한다. 더불어 상장한 해외기업의 공시대리인 역할도 2년간 맡아야 한다.
이 규정은 지난달 상장예심을 청구하는 해외기업부터 적용하도록 했다. 하지만 규정이 발표된 이후 국내 증시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는 해외기업은 단 1건도 없다.
때문에 증권사들에게는 해외기업 상장유치를 어렵게 해놓고서 거래소가 유치 홍보활동을 한다는 것은 논리에 안맞는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한 증권사 IB관계자는 "한국거래소가 중국에서 상장설명회를 개최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며 "상장 주관업무를 수행할 증권사들에겐 족쇄를 채워둔 채 중국 기업을 유치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거래소가 해외기업의 공시대리인 역할을 증권사에 떠 넘기는 이유는 해외기업이 공시대리인 비용 때문에 국내증시 상장을 꺼릴 것이란 우려 때문"이라며 "거래소 말처럼 우량기업을 유치하고자 한다면 공시대리인 유지비용을 걱정하지 않을 기업을 데려오는 것이 맞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