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지난 2010년
롯데칠성(005300)음료가 '핫식스'를 출시하면서 형성된 국내 에너지음료 시장이 수입산 제품의 공세에 잠식당하고 있다.
2010년 당시 롯데칠성음료가 핫식스로 에너지음료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형성하며 분위기를 띄우자 해태음료에서는 '에네르기'를, 동아오츠카에서는 'X cocas'를 각각 출시해 붐을 이어갔다.
각 사는 제품 출시 초반 에너지음료를 소비자에게 알리기 위해 대대적인 샘플링 등 프로모션을 진행했고 여기에 제약업체들이 가세하면서 한 때 제품 종류만 10여종이 넘을 정도로 시장은 급속도로 팽창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수입산 제품들이 연이어 국내에 수입되면서 핫식스를 제외하고는 제품이 단종되거나 마케팅 활동 부족으로 소비자들의 기억에서 잊혀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국내 제품의 몰락은 마케팅 부재에서 비롯됐다. 소비자들이 익숙해질 때까지 장기간 홍보하고 제품 활용법을 효과적으로 알리지 못한 것이 폐단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에너지음료라는 카테고리가 외국에서 먼저 생겨나 국내에 들어온 것이기 때문에 이에 생소한 소비자들에게 꾸준한 마케팅 활동이 뒷받침돼야 했지만 주력제품이 아닌 이상 장기간 브랜드 관리가 힘들다"고 말했다.
마케팅 초기 젊은층을 타깃으로 삼아 주로 대학가나 강남, 홍대 등 클럽 주변 영업을 강화하다 보니 이들을 제외하고는 에너지음료에 대해 생소한 소비자가 많았다.
편의점 등 유통채널에 입점이 완료돼 제품 구입이 원활해졌을 때도 제품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모르는 소비자가 많아 장기간 꾸준히 판매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다가 지난해 8월 전 세계 에너지음료 판매 1위를 차지하는 '레드불'이 국내에 수입되면서 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았다.
유학생 등 외국에서 레드불을 경험했던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예거마이스터 등 리큐르와 에너지음료를 섞어 칵테일로 마시는 문화가 알려지면서 강남, 홍대 등 클럽가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은 자칫 음주를 조장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어 이 기회를 적절히 활용할 수 없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해태음료 에네르기는 지난해 6월 단종됐다.
해태음료를 인수한
LG생활건강(051900)은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에네르기 대신 코카콜라에서 지난해 4월 들여온 '번인텐스'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유럽과 라틴아메리카 등 전 세계 84개국에 판매되고 있는 번인텐스는 올해 젊은층 유동인구가 많은 대학가 주변 편의점 위주 영업에서 벗어나 유통망을 확대하고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예정이다.
편의점 기준 판매가격은 1000원으로 2900원에 판매되는 레드불 보다는 비슷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롯데칠성음료 핫식스와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동아오츠카 X cocas는 편의점 등에서 아직 판매는 되고 있지만 매출이 미미한 편이다. 더구나 올해 포카리스웨트가 25주년을 맞아 전사가 이에 주력하는 만큼 X cocas 관련 마케팅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 에너지음료 시장은 국내 제품을 대표하는 핫식스와 레드불, 번인텐스 등 수입 제품의 경쟁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