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우리나라 국민 상당수는 대기업의 눈부신 경제성장이 스스로의 노력보다는 '정부의 대기업 우선 정책의 결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3월부터 현재까지 20대 이상 60대 이하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 국민의 75.6%는 대기업의 성장은 '정부의 대기업 우선 정책'이라고 보고 있고, 9.6%는 '국민의 희생과 성원' 덕분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스스로의 노력으로 성장했다는 의견은 3.8%에 불과했다.
다만 응답자 중 전문가그룹(100명)에서는 ‘대기업 스스로의 노력’이 14.0%로 나타나 차이를 보였다.
◇"대·중기 불균형, 정부 대기업 위주 정책 때문"
응답자의 10명 중 7명은 한국경제의 급속한 성장과정에서 기업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균형적으로 발전해왔다"는 답변은 20%에 못 미쳤다.
대·중소기업이 균형적으로 성장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정부의 대기업 위주 정책'(60.1%), '대·중소기업의 수직적 갑·을 문화'(31.2%), '중소기업에 대한 낮은 사회인식'(5.5%), '중소기업의 자체 역량부족'(3.2%) 순으로 꼽혔다.
중앙회 관계자는 "대다수의 국민이 대기업이 경제성장 과정에서 특혜를 받고 국민의 희생을 밑거름으로 성장해 온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대기업이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과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사회적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대기업의 동네수퍼, 빵집, 두부 등 사업확장에 대해서는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무분별한 확장'이라는 응답이 82.3%로 가장 많았고, 이어서 '기업의 당연한 이윤추구'(8.4%), '소비자 효용증가'(7.9%)라는 의견 순이었다.
동반성장의 효과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기업윤리를 중시하는 사회문화확대'(40.8%), '제도와 정책으로 실현'(36.2%), '기업의 자발적 실천 유도'(22.0%) 순으로 나타났다.
◇"대·중기 양극화, 빈부격차 심각"
우리 국민의 90% 이상이 ‘대-중소기업 양극화’(93.4%), ‘빈부격차 확대’(91.6%), ‘실업률 증가’(90.2%) 문제가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중산층 붕괴와 인구감소 및 고령화가 심각하다는 답변은 각각 85.7%, 81.7%로 나
타났다.
한편, 응답자의 87.7%가 "대·중소기업의 조화와 균형을 위해 경제민주화의 실현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중소기업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중소기업부 신설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77.6%나 됐다.
82.6%의 응답자는 제조업에 이어 유통·서비스 분야까지 '중소기업 적합업종의 지정확대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유현 정책개발본부장은 "최근 화두로 부각되고 있는 경제민주화와 공정성, 경제정의 등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설문조사 결과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소기업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 다수의 공감대가 확인된 만큼 중소기업은 국민의 기대와 신뢰에 부응하기 위해 경쟁력 제고에 힘쓰고, 대기업은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위해 노력하며, 정부는 새롭게 구성된 19대 국회와 함께 중소기업 현안문제의 근본적인 개선이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