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이명박 정부가 저탄소 녹색성장을 정책 기조로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신재생에너지 투자액은 감소하고 있는 등 '말뿐인' 정책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미국·중국 등 주요 20개국(G20)은 신재생에너지에 투자를 늘리며 미래 먹거리를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오히려 신재생에너지 투자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역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재생에너지 투자액, G20 국가 중 15위
18일 미국 시민단체 퓨 채리터블 트러스트(Pew Charitable Trusts)의 '누가 신재생에너지 경쟁에서 앞서가고 있는가'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20개국 중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 투자액은 15위에 머물렀다.
신재생에너지 투자금액 가운데 G20이 95%를 차지하는 등 주요 선진국들이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적극 뛰어든 모습이다.
실제로 지난해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가장 많은 돈을 투입한 나라는 미국(481억달러)이었으며, 중국(455억달러), 독일(306억달러), 이탈리아(280억달러), 유럽연합(EU) (111억달러) 등의 순이었다.
그러나 한국은 세계적인 추세와 달리 현 정부 들어 신재생에너지 투자액이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투자액은 2010년보다 6% 감소한 3억3300만달러로, 주요 20개국 중 15위에 그쳤다.
특히 지난 5년 동안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투자액 증가율은 -9%를 기록했다.
◇정부, 에너지 문제 해결책 "원자력 유일"
이명박 정부가 지난 2008년 야심차게 내놓은 저탄소 녹생성장 정책도 껍데기만 남은 상태다.
당시 이 대통령이 저탄소 녹색성장을 새로운 국가 비전으로 선포한 후 녹색성장위원회 설립하고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을 제정하는 등 범정부적으로 녹색성장 정책을 실시했다.
그러나 외교통상부 글로벌에너지협력센터의 '국내 및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신재생에너지 공급 현황'에 따르면 OECD 34개국 중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은 0.7%로 '꼴찌'를 기록했다.
에너지관리공단의 '2010 신재생에너지 보급'에 따르면 2010년 국내 1차 에너지 생산량 가운데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도 2.61%에 불과했다. 이 대통령이 신재생에너지가 중요하다면서도 '현재 에너지 문제의 유일한 해결책은 원자력 밖에 없다'는 앞뒤가 맞지 않는 이중적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원전 폐기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신재생 에너지가 경제성을 갖춤과 동시에 보편화될 때까지 향후 40~50년은 원전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지난해 전 세계 신재생에너지 생산능력은 원자력 에너지 생산능력보다 50% 이상 많음에도 우리 정부는 여전히 원전 확대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정부가 원전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음에도, 안정적인 전력수급과 경제성· 기후변화 대응을 고려할 때 원자력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판단하고 원전을 확대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준현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원장은 "신재생에너지는 전체 에너지 시장의 2.8%로 큰 규모는 아니다"면서도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국가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