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훈기자] 국내 기업들의 연구개발(R&D) 투자금액에 대한 집계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졌다.
지난해 국제회계기준(K-IFRS) 도입으로 연결재무제표가 기준이 되면서 각 기업이 회계장부상 자의적으로 R&D비용을 부풀리거나 축소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20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R&D투자금액 통계는 발표하지 않는다. 매년 발표해오던 통계를 밝히지 못하는 것은 IFRS도입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오차 탓이다.
K-GAPP기준으로 재무제표를 작성한 지난해까진 각 기업들의 재무제표 내 '연구개발비'를 확인해 합산하면 한해 국내 기업들이 지출한 연구개발비를 구할 수 있었다.
반면 올해부턴 이런 단순합산이 불가능하게 됐다.
연결재무제표의 원칙 상 지배회사의 개별 R&D비용은 물론 모든 자회사의 비용까지 합산해야 하지만 현재 각 기업에 따라 연구개발비 항목에 올리는 자회사의 수가 다르기 때문이다.
현행 기업공시 서식 작성기준을 보면, 연결재무제표 연구개발비 항목에 포함하는 자회사를 선정하는 기준은 모두 3가지다.
자산총액이 지배회사 자산의 10%이상이거나 자산총액 절대액이 500억원 이상인 자회사 혹은 지배회사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판단되는 종속회사가 그 기준이다.
다만 자산총액은 해당 자회사의 경영실적에 따라 변할 수 있고, 지배회사에 미치는 영향 역시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어 매해 포함되는 자회사의 숫자가 바뀔 수 있다.
상장협 관계자는 "회계에 반영되는 자회사가 매년 바뀔 수 있어 현재로선 공신력있는 자료를 만들어내기 어렵다"며 "특히 향후 연간 R&D 투자액 비교는 어렵게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