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KBSㆍMBC 등 양대 공영방송의 유례없는 ‘동시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다. 하지만 인사권을 앞세운 사측의 강경한 태도 속에 사태 해결의 실마리는 요원한 상태다.
22일 현재 파업 84일째를 맞은 MBC는 사측이 최근 검토·강행한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로 노사갈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정영하)는 사측이 지난 19일 이진숙 홍보국장을 기획조정본부장으로, 조규승 기획조정본부 부국장을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승진시킨 데 대해 “김재철 사장은 자신의 주변을 온통 감언이설만 일삼는 ‘충견’들로 채웠다”고 맹비난했다.
MBC본부는 또 같은 날 임명된 전영배 MBC C&I 사장, 고민철 원주MBC, 김종국 대전MBC 사장, 차경호 대구MBC 사장, 정경수 MBC경남 사장에 대해서도 “노조 탄압에 앞장선 이들로 ‘인의 장막’을 친 막장인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MBC 사측이 검토 중인 조직 개편 방향도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MBC 사측은 지난 20일 임원회의를 거쳐 시사교양국, 라디오본부를 통합 혹은 격하해 편성제작본부 아래 나란히 배치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조직개편안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사교양국은 <PD수첩>, <시사매거진 2580> 등 MBC의 간판 시사프로그램을 제작해온 부서로, 사측은 이를 보도제작국과 합쳐 편성제작본부 아래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노조는 이를 ‘시사교양국 해체’로 받아들이고 있다.
라디오본부를 라디오제작국으로 개편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노조는 ‘반골 성향’을 누르기 위한 수순으로 보고 반발하는 상황이다.
사측은 노조의 파업으로 방송 파행이 덩달아 길어지자 ‘계약직' 앵커와 기자를 대체인력으로 영입해 MBC 안팎에서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번 파업이 MBC 사상 최장기 기록을 연일 갈아치우고 있지만, 사측은 오는 23일 주주총회를 열고 지역MBC 사장 선임 건 등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22일 현재 파업 46일째를 맞고 있는 KBS에서는 첫 해직자가 나왔다.
KBS 사측은 지난 20일 인사위원회를 열고 '성실·품위유지 위반' 등을 이유로 최경영 기자를 해임했다.
최 기자는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김현석)에서 공추위 간사를 맡고 있으며, 파업기간 김인규 사장에게 비방성 문자 등을 보낸 점이 이번 인사위 회부의 원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욕설 때문이라지만 이는 표면적 이유”이고 “최 간사가 각종 기고와 자신의 책 <9시의 거짓말> 등에서 김인규 특보 사장 등장 이후 KBS 저널리즘이 어떻게 망가졌는지를 고발해왔기 때문”이라며 사장 퇴진을 위한 투쟁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