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지하철역 감전사고 녹화 영상물을 외부에 유출했다는 이유로 직원을 파면한 것은 과도한 징계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박태준 부장판사)는 23일 서울도시철도공사 직원 윤모씨가 "과도한 징계를 취소해달라"며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감전 사고에 대한 녹화영상물은 도시철도를 이용하는 시민들과 직원들의 안전에 직접 관련된 것으로 반출 동기와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며 "무단 반출로 인한 개인적 이익이 없다. 고의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이 영상물의 방송 보도 이후에도 출입문에 전기가 흐르는 문제가 고쳐지지 않았던 점 등을 고려하면 방송 때문에 철도공사의 위신이 손상된 책임을 윤씨에게만 물을 수 없다"며 "파면은 과도한 징계로 판단돼 취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윤씨가 안전관리실장의 승인을 받지 않고 무단으로 녹화영상물 파일을 복사해 노동조합에 전달한 것은 시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련된 것이라고 해도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윤씨는 지난 2009년 서울 지하철 5호선에서 발생한 감전사고 영상을 노동조합 내부 자료로 사용한다는 명목으로 사전 절차 없이 복사해 노동조합에 건넸다. 이후 이 영상이 지상파에 보도되자 2010년 서울도시철도공사 상벌위원회로부터 윤씨는 파면처분을 받았다.
이어 윤씨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 청구를 요청했지만 기각 당하자 소를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