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강희용 서울시의원 "9호선, 너무 큰 특혜"

입력 : 2012-04-26 오후 1:27:02
[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지하철 9호선 요금 인상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뉴스토마토는 서울시가 추진한 민자사업의 문제점을 꾸준히 제기해 온 강희용 서울시 의원(민주통합당)을 지난 24일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하철 9호선 문제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게 된 까닭이 무엇인가?
 
“지자체에서 너무 안일했다. 협약을 체결하는 과정을 보면 서울시의 재정 부담이 명확히 드러나 있는데도 이해가 안 되는 협상을 했다. 문제제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맥쿼리가 지하철 9호선 사업에서 어떤 특혜를 받았나?
 
“총 6구간 중 5구간의 하부구간은 서울시와 국가가 시공을 했는데 나머지 1구간은 민간투자를 받았다. 이것이 바로 고도의 특혜라는 것이다. 민간 투자를 받으려면 전 구간을 받아야지 일부 1구간만 받은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맥쿼리가 전 구간에 투자를 했다면 우리로서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사업구조가 말이 안 된다”
 
▲최소운영수익보장(MRG) 방식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맥쿼리가 MRG가 점차 폐기될 것을 우려해 급히 들어온 것 같다. 서울지하철의 수익구조는 뻔하다. 서울지하철 1234호선 회사와 5678호선 회사는 일부 지원을 하긴 하지만 매년 5000억 가까이 적자를 보고 있다. 지하철은 돈이 안되는 사업이다. 그런데도 어떻게 왜 맥쿼리가 들어왔나 생각해보면 간단하다. 상당수익을 보장 받았다는 것이다. 맥쿼리는 후순위채 관련 이자수익이 15%, 운영수익으로 9%를 가져간다. 일부 구간 공사한 것 치고는 엄청난 수익이라는 것이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왜,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가 없다. 돈 싹 긁고 떠난 론스타와 비슷한 경우다. 맥쿼리가 참여한 전체 민자 사업이 14개다. 그 중 MRG 보장받은 것이 13개. 유일하게 적용이 안 되는 사업이 부산신항만 사업이다”
 
▲지하철 9호선 사업에 맥쿼리만 뛰어들었나?
 
“여러 기업이 참여해 경쟁을 벌이는 경쟁공모가 아니었다. 경쟁이 필요 없었다. 원래 울트라 컨소시엄이라는 곳이 지하철 사업에 참여하기로 되어있었다. 그런데 고건 시장 시절 재정능력 부족이라는 석연찮은 이유로 울트라의 우선협상권을 빼앗아갔다. 이명박 시장 시절 우선협상권은 현대로템을 비롯한 현대가에게 넘어갔다. 그 우선협상권을 맥쿼리가 사들인 것이다”
 
▲우면산 터널 사업도 맥쿼리가 참여하지 않았나?
 
 
“우면산 터널건도 웃기다. 우면산 터널과 관련해 민원이 생기면 서울시가 지도록 되어 있다. 왜 책임을 서울시가 지나? 공사를 그 회사가 하는데. 당시 서울시가 돈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꼭 필요한 사업이었으면 서울시가 책임져서 해야 하는 것 아니었나. 결국 시민의 부담이 늘어난 것이다”
 
▲서울시가 MRG방식으로 민자사업을 유치한 곳은 어디인가?
 
“서울시가 MRG방식으로 계약한 곳은 딱 두 군데다. 우면산과 9호선. 모두 맥쿼리가 참여한 곳이다. 서울시가 민자사업을 진행한 곳은 전체적으로 12곳 정도다”
 
▲MRG방식은 어떻게 도입됐나?
 
“MRG는 민간투자법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MRG 폐기하는 것이 무조건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MRG가 없으면 당연히 단가는 올라가기 마련이다. 결국 요금 부담이 모두 시민에게 간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공공인프라에 대해 공짜개념을 가지고 있다. 요금 올리는 것에 대한 반발심이 크다”
 
▲현재 민주당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 있나?
 
“민주당 중앙당 차원에서 이 문제를 파고드는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전병헌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면 이 문제를 가지고 청문회를 하겠다고 하고 있다. 서울시의회에서는 행정사무조사(국회 국정조사와 비슷)를 준비 중이다”
 
▲현재 맥쿼리 측의 대응은 어떤가?
 
“현재 박원순 시장 쪽에 맥쿼리 측이 해명자료를 내고 있는 것 같다. 해명 내용은 두 가지 정도로 압축되는 것 같다. 첫 번째는 이자 수입이 많다고 하는데 그런 구조로 계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자 수익을 아직 받지 못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이지형씨와 관련된 문제다. 이지형씨가 대표로 있었던 맥쿼리-IMM자산운용은 맥쿼리한국인프라와는 관련이 없는 별개의 회사라는 것이다. 맥쿼리가 전체적으로 위축이 되어 있는 것 같기는 하다”
 
▲맥쿼리는 법의 허점을 잘 이용한 것일 뿐, 문제될 것이 없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로 맥쿼리는 떳떳해한다. 맥쿼리의 IR자료를 보면 맥쿼리가 9호선으로 어떻게 수익을 내는지 다 나와 있다”
 
▲지하철 9호선 문제가 한미 FTA 투자자 국가소송제도(ISD)조항에 저촉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직접적인 제소대상이 되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지만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기 때문에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다. 서울시가 맥쿼리와 맺은 협약들은 FTA발효이전 협약들이다. 하지만 현재 서울시가 운영권을 맥쿼리로부터 사들이려고 하는데 여기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가 협의를 거치지 않고 강제수용을 하면 제소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강제수용 절차를 밟으면 맥쿼리가 거둬들일 미래수익까지 다 지불할 수도 있다. 천문학적인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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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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