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가맹점, 소액결제 많으면 수수료율 하락 어려워

금융위,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체계 개편안 마련

입력 : 2012-04-26 오후 2:55:22
[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일반음식점인 A, B음식점은 카드결제 규모가 각각 1785만원, 1787만원으로 거의 비슷하고 결제건수도 각각 101건, 104건으로 유사하다. 하지만 A음식점의 수수료율은 2.66%, B음식점의 수수료율은 3.90%로 두 음식점간 수수료 격차는 1.24%포인트에 달한다.
 
이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분석한 우리나라 신용카드 시장의 불합리한 실상이다.
 
금융위원회는 현재의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체계를 합리적으로 개편하기 위해 KDI, 한국금융연구원, 삼일PwC에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이들이 수수료 현황을 점검한 결과 현재 유지되고 있는 업종별 수수료율 체계는 업종에 따라 수수료율을 차등 적용해야 할 합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는 결론을 냈다.
 
특히 현재 수수료체계에서는 업종이 같고 거래패턴이 유사해도 가맹점간 수수료율 격차가 1%포인트 넘게 나는 등 합리성과 공정성이 결여돼 있음이 드러났다.
 
금융위는 이에 따라 '합리성'과 '공정성'이라는 대 원칙 아래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체계를 '업종별 단일 수수료'에서 '결제건수'와 '금액'을 고려한 가맹점별 수수료 체계로 개편할 방침이다.
 
이 경우 가맹점들의 평균 수수료율은 소폭 낮아지지만 소액결제가 많은 영세 가맹점들은 오히려 수수료가 인상되는 문제점이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KDI 등은 2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개편' 공청회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가맹점 수수료율의 산출방식에 대한 예시자료가 공개됐다.
 
새로운 수수료율 산정방식에 따르면 가맹점 수수료율은 기본수수료율에 부가서비스 수수료율과 조정 수수료율, 마진을 더해 정해진다.
 
기본수수료율은 건당고정비용(밴프로세싱비 등)을 평균거래금액으로 나눈 값에 금액당 원가율(자금조달비용, 일반관리비, 대손비용, 마케팅비용 등)을 더한 것이다.
 
KDI는 1만개의 신용카드 거래를 무작위로 추출해 개편된 수수료 체계를 적용한 결과 평균 수수료율이 2.09%에서 1.91%로 0.18%포인트 낮아졌다고 밝혔다.
 
또 전체 가맹점 중 82.6%의 가맹점 수수료가 1.61%~2.1%에 위치해 가맹점간 수수료율 격차가 줄어들며, 수수료율이 하락하는 가맹점 비율이 75.5%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즉 가맹점의 카드매출 규모와 상관 없이 전반적으로 수수료율이 하락한다는 얘기다.
 
KDI는 월 카드매출액이 1000만원~1억원 규모 가맹점의 수수료율 하락이 두드러진다고 강조했다.
 
개편된 수수료 체계 시뮬레이션 결과 카드매출 1000만~5000만원 규모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개편전 2.68%에서 1.88%로 낮아지고, 5000만~1억원 규모 가맹점 수수료율은 2.63%에서 1.95%로 약 0.8% 줄어들었다.
 
대부분의 업종에서도 평균 수수료율이 하락하는 효과도 나타났다.
 
일반음식점은 개편전 수수료율이 2.47%에서 개편후 1.97%로, 제과점은 2.66%에서 2.36%로, 미용실은 2.68%에서 1.90%로 낮아졌다.
 
반면 슈퍼마켓, 편의점, 대형할인점 등에서는 수수료율이 상승했다.
 
슈퍼마켓은 2.03%에서 2.11%로, 편의점은 2.33%에서 2.76%로, 대형할인점은 1.66%에서 1.95%로 높아졌다.
 
금융위는 개편된 수수료율 체계를 적용할 경우 가맹점간 수수료 격차는 줄어들고 대형가맹점의 수수료는 인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이 수수료율 체계를 개편할 경우 건당 평균결제금액이 작은 가맹점은 수수료율 인상폭이 커지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건당 결제금액이 1만원 미만일 경우 수수료율이 2.42%에서 2.86%로 늘어나는 반면 결제금액이 100만~200만원 수준일 경우 수수료율은 2.96%에서 1.75%로 대폭 줄어든다.
 
소액결제 가맹점의 경우 총 수수료 중 밴수수료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때문에 연구용역을 맡은 기관들은 소액결제 비중이 높은 슈퍼마켓, 편의점 등에 대해 건당 고정비율을 낮게 적용하는 방법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또 중소형 가맹점의 경우 금융위가 정하는 우대 수수료율 적용하는 것도 해결책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카드 의무수납제, 가격차별금지 등의 제도를 폐지해 소액결제에 대해 신용카드 결제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수수료체계 개편안은 이날 금융 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한 공청회를 통해 각계의 의견수렴을 거쳐 오는 6월까지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및 감독규정, 모범규준 마련을 통해 수수료율 산출 방식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후 하반기 수수료율 모델 개발, 전산개발 등을 거쳐 오는 12월22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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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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