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지난달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광공업 생산이 3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 등 내수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들도 다시 감소세로 돌아서 생산과 소비 모두 동반 침체되는 모양새다.
지난 1~2월 2개월 연속 호조세를 보이던 생산·소비 지표들이 다시 악화되는 흐름을 보여 경기 회복을 낙관하던 '1분기 경기바닥론'이 당분간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3월 및 올 1분기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광공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3% 증가했지만, 지난달과 비교해서는 3.1% 급감했다.
광공업 생산은 지난 1~2월 플러스 성장을 보이다가 3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3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이는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8년 12월(-10.0%)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전월대비 광공업 생산이 하락한 것은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와 플랜트, 내수 비중이 높은 기계장비가 부진한 영향이 컸다. 전월대비로 기타운송장비(7.4%), 1차 금속(2.7%) 등은 증가했지만 반도체 부품(-3%), 기계장비(-8.3%)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전년 동월대비로는 반도체 및 부품(7.2%) 자동차(8.3%) 증가했으나 영상음향통신(-14.9%), 기계장비(-4.0%)가 감소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8.2%로 전월대비 2.9%포인트나 급감했다. 또 제조업 재고량도 전월대비 2.5% 감소했다. 이는 IT와 화학업계를 중심으로 생산량을 크게 줄인 점이 영향을 끼쳤다.
기획재정부는 호남석유화학 여수공장이 3월4일~4월1일 정기보수에 들어가 화학제품 생산이 부진했고, 지난 2월 보건복지부의 약가 인하 발표도 의약품 생산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소매판매와 서비스업 생산 등 내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들도 악화됐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대비 1.0% 감소했다. 예술·스포츠·여가(7.6%), 보건·사회복지(2.0%) 등이 증가했지만 금융·보험(-3.4%), 운수(-3.1%) 등이 줄었다.
소매판매도 음식료품, 차량연료 등 비내구재(-4.5%)와 의복 등 준내구재(-3.2%)에서 판매가 줄어 전월대비 2.7% 감소했으며 전년동월대비로는 보합세에 그쳤다.
경기가 회복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지만 서민들의 체감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소비 경기는 아직 살아나고 있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는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향후 경기전망을 나타내는 선행지수는 지난 1월부터 두 달 연속 상승세를 보이다가 3월에는 보합세에 그쳤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3월 산업활동 부진에 대해 "기업들이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재고를 줄이는 등 특이한 요인이 많았다"며 "지난해 4분기 부진에서는 벗어나고 있지만 불확실성이 크고 회복력이 약해 본격적인 경기회복으로 보기는 아직 이르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최 국장은 "과거 예를 보면 경기 저점 근처에서는 월별 산업활동 통계가 들쭉날쭉한 것을 볼 수 있다"며 "월별 숫자만 놓고 보면 회복여부를 알기 힘들지만 분기별로는 서서히 회복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기존의 '상저하고(上高下低)' 전망을 유지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 달치의 경제지표로 경제가 좋아졌다, 나빠졌다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면서도 "지난 1~2월 호조세를 보였던 지표들은 반등효과에 따른 흐름이며 대내외 여건상 아직 본격적인 경기회복 국면으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