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1번으로 당선된 윤금순 당선인이 4일 총체적 부실·부정선거를 "함께 책임지겠다"며 사퇴한 가운데, 2번과 3번을 받은 이석기·김재연 당선인의 거취에도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사람은 현재 "조직적 부정은 없었다"며 사퇴를 거부하고 버티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선 이들이 19대 국회에 등원하더라도 사실상 '식물의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여론의 따가운 눈초리는 차치하더라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3일 논평에서 "진보당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지금, 책임을 회피하고 방어적 태도로 일관하는 것은 안일한 대응이다.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반성과 혁신이 뒤따라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연대회의는 "백번 양보하여 진상조사위원회 발표에 대해 이견이 있다고 하더라도 부실한 선거 관리에 대해 국민 앞에 사죄하고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나서는 것이 순리"라며 "부정하고 불투명한 방식으로 선출된 대표자를 국민들이 어떻게 인정하겠나"라고 질타했다.
정치권 내에서도 여당의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이 같은 날 논평을 통해 "당 지도부는 총사퇴하고 이정희 대표는 정계를 은퇴하라"며 "통합진보당의 대국민사과가 이뤄져야 하고 비례대표 후보 1, 2, 3번을 받아 당선된 사람들은 즉각 당선증을 반납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야권연대 파트너인 민주통합당에서도 진보당과의 연대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와 더불어 "책임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여의도 정가에서도 이석기·김재연 당선인이 19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등원하더라도, 국회의원으로서의 인정과 대우를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 물음표가 붙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들이 원내에서 상임위 및 의정활동을 하더라도 부정선거로 당선됐다는 꼬리표로 인해 제대로 평가받는 것도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사실상 정상적인 의정활동도 불가능할 것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러한 시각의 배경에는 설령 이들을 당선시키기 위한 당권파의 명백한 부정이 없었다 하더라도, 이미 비례경선 자체에 심각한 부실이 확인된 만큼 정당하게 선출된 국민의 대표로 보기 힘들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일각에서는 6월 5일 19대 국회가 개원할 때까지 이석기·김재연 당선자가 적절한 해명이나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지 않고 등원할 경우, 여야가 합의해서 이들을 제명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으로서는 이들이 제명이 된다고 하더라도, 진보당에서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방법으로 새 후보를 선출하거나 후순위가 의원직을 승계받을 수 있어 새누리당과 이 사안에 의견일치를 보기에 부담이 덜하다.
헌법 제64조 2항·3항·4항에 따르면 국회의원의 제명은 재적의원 3분의 2이상의 찬성에 의하여야 하고, 가결될 경우 그 처분에 대하여 법원에 제소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한편 4일 사퇴한 윤금순 당선인은 "어떠한 부정과도 무관하다"면서도 "지금 벌어지고 있는 현실은 우리에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며 결단과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며 물러나 이석기·김재연 당선인과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