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퇴출 예상 저축銀 지점 '인산인해'.."정부 못 믿겠다"

입력 : 2012-05-04 오후 5:10:50
[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만기 얼마 남지 않았지만 불안해서 돈을 찾으러 왔다"
"저축은행을 믿을 수 없다. 불안한 마음에 해지하러 왔다"
 
오는 6일 퇴출 저축은행 명단 발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자 4일 저축은행 지점은 예금을 찾거나 해지하려는 예금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영업정지 대상 저축은행 명단이 입소문을 타고 예금자들 사이에서 퍼진 상황이어서 그런지 S저축은행 지점 앞은 아침 일찍부터 고객들의 행렬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시장에서 영업정지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S저축은행은 영업 시작 전인 오전 8시30분부터 100명이 넘는 고객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영업이 시작된 후 9시30분 대기번호표는 순식간에 500번을 넘어섰다. S저축은행 본점에 확인해본 결과 오후 2시에는 대기번호표가 2000번이 넘어설 정도로 예금인출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었다.
 
또 다른 영업정지 대상으로 거론된 H저축은행 장한평지점의 경우 10시30분에 대기 번호표가 130번에 달했다.
 
영업정지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만기를 앞두고도 불안한 마음에 돈을 찾으러 온 60대 이상 노인들이 많았다.
 
한 60대 남성은 "만기가 몇일 안 남았지만 불안해서 돈을 찾으러 왔다"며 "여기에는 만기가 안됐는데도 사람들이 돈을 찾으러 많이 왔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한 70대 남성 역시 "아직 어떤 은행인지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저축은행) 믿을 수 없다"며 "불안한 마음에 해지를 하러 왔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S저축은행에서만 1000억원 안팎의 예금이 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S저축은행은 5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어 안정적이라며 고객들에게 설명했다.
 
또 예금보험공사도 감독관이 나와 5000만원 이하 예금은 안전하다며 고객들을 진정시키기도 했지만 고객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대다수 고객들은 예금과 이자를 합쳐 5000만원까지 보장을 해준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금융당국을 믿을 수 없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또 다른 60대 남성은 "정부가 5000만원 미만은 몇 개월 후에 지급한다고 확실하게 말하면 안 왔을 것"이라며 "3개월 후에 줄지, 5개월 후에 줄지 모르니까 이렇게 다 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점심시간인 12시가 다 됐음에도 이들 저축은행 지점 앞에는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긴 예금자 행렬이 이어지고 있었다.
 
6일로 예상되는 퇴출 저축은행 발표 이후에는 또 한번의 후폭풍이 거세게 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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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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