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한국 정당사에 초유의 사태로 기록될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부정선거 파문이 파국을 향해 치닫는 양상이다. 당권파 단독 공청회로 여론전을 펼치기 시작한 이정희 공동대표는 9일에는 분당의 가능성도 언급하고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전면 재조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당내가 화합할 수 있는 가능성이 굉장히 적어질 것"이라고 비당권파를 압박했다.
이 대표는 "전원사퇴를 의결한 지난 전국운영위원회에서도 진상조사보고서에 문제가 있다, 그래서 이것에 대해 당원의 명예가 일부 훼손된 점이 있다, 추후 조사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중앙위원회에서 전면 재조사로 가는 것은 아마 모두가 피할 수 없는 단계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신뢰가 매우 크게 무너졌다"며 "그 신뢰는 서로 통합을 한 주체들의 신뢰가 무너졌고 당원들에 대한 기본적인 진보정당을 함께하는 분들에 대한 예의, 이런 것들을 이야기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그는 "저는 통합을 할 때 과연 앞으로 갈라지지 않고, 특히 국민참여당에서 오신 분들과 갈라지지 않고 계속 갈 수 있느냐는 의문에 이렇게 답했다. 절대로 갈라지지 않겠다"며 "혹시 믿음을 제가 배신당하는 경우가 있더라도 다시 믿음을 드리겠다. 이미 말씀드린 바 있고 제 개인의 인생의 약속이기도 하다. 지킬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통합진보당 당권파가 이석기 당선인 등 실세를 보호하기 위해 분당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비당권파의 한 관계자는 "당권파가 지난 2일 진상조사위의 결과 발표가 있은 뒤 긴급 회의를 가졌다고 들었다"며 "보고서의 흠결을 문제삼고 여론전을 펴면서 버티면, 결국 국민참여당을 비롯한 비당권파 당원들이 지쳐서 2008년 분당사태와 같이 떨어져 나갈 것으로 판단한 듯 하다. 검찰조사로 넘어가도 별 문제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감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