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협받는 스탁론)위험성 낮은 스탁론 저축銀 건전성에 오히려 도움

연체율 1%도 안되고 대출금리도 6~8% 수준
"동일종목 투자한도 제한 정치테마주 자금줄은 말도 안돼"

입력 : 2012-05-17 오후 4:00:29
[뉴스토마토 고재인기자] 스탁론이 코너에 몰린 저축은행의 숨통을 틔워주는 신규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저축은행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못하게 되면서 최근 1년 동안 리스크 부담이 적은 스탁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일부 저축은행에서는 스탁론을 부동산PF대출을 대신하는 주력 수익원으로 대체하고 있다.
 
◇부동산PF대체 상품으로 최근 1년간 급성장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스탁론 규모는 지난해 9월 8980억원에서 11월에 1조원대를 돌파했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올 3월에는 1조228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등 급증세다.
 
이 중 저축은행의 비중이 8000억원 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저축은행에서는 신규 대출상품으로 규모를 점차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A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의 부실을 정리하고 규제를 강화하면서 먹거리가 사라진 지 오래 됐다”며 “금융회사는 영업을 해야 건전성이 좋아지는데 영업을 못하니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저축은행의 경영 상태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리스크 부담이 없는 스탁론이 새로운 상품군으로 떠오르면서 저축은행들이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건전성 개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체율 1%도 안돼..주요 상품으로 자리잡아
 
금융당국은 당분간 저축은행에 대한 영업규제 완화는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저축은행 20곳을 정리하면서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가 부실을 유발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시장이 안정을 찾을 때까지는 영업규제 완화는 쉽지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이에 따라 저축은행 경영환경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3차례의 구조조정에서 살아남은 저축은행의 실적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코스피 및 코스닥에 상장된 4개 저축은행 가운데 3곳이 3월말 당기순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B저축은행 관계자는 “영업을 할 수 없도록 막아놔 부실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며 “최소한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가져갈 수 있는 부문에 대해서는 막지 말아야 기존 고객에게 신뢰받는 저축은행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탁론은 주식매입자금대출로 주식을 담보로 본인자금의 2~3배수를 최대 2억원까지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스탁론의 장점은 담보비율보다 밑으로 떨어지면 바로 반대매매가 들어가기 때문에 대손율이 0.1~0.2%대로 1%도 안될 정도로 낮다. 또한 연체가 2개월이 지나면 1주일 안에 반대매매가 들어가기 때문에 연체율도 1%가 안된다.
 
또한 고객입장에서도 스탁론은 대출금리가 6~8%여서 대부업체 등의 30%가 넘는 고금리 급전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이 있다.
 
C저축은행 관계자는 “스탁론은 대표적인 저이율 저위험 대출 상품”이라며 “저축은행들이 7~8%대의 낮은 수익률에도 영업에 나서는 것은 다양한 포트폴리오 확보로 안정적인 경영에 나서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테마주 자금줄 상식적으로 말이 안돼”
 
저축은행업계는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를 잡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규제 방침이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스탁론 전체 규모가 1조원대로 급격히 성장은 했지만 최근 손보사와 캐피탈까지 스탁론에 뛰어들면서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저축은행들도 적극적으로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이어서 우려되는 가계부채 증가에 미치는 영향도 적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또한 정치테마주의 자금줄이라고 거론되고 있지만 동일종목 투자한도가 있기 때문에 대출받은 금액의 50% 이상 투자를 할 수가 없다.
 
때문에 실제 스탁론이 정치테마주의 주요 자금줄로 이용됐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A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스탁론은 2억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고 한종목에 1억원 이상 투자를 못하게 돼 있다”며 “대출받은 1억원 밖에 투자를 하지 못하는데 작전주의 자금줄로 이용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금융당국도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을 텐데 정치테마주의 자금줄로 연관시키는 것에 대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갸우뚱했다.
 
특히, 스탁론은 일반적으로 건전성 지표가 괜찮은 우량 저축은행들 사이에서 중요한 영업상품으로 취급되고 있다.
 
B저축은행 관계자는 “우량 저축은행들은 대부분 부동산PF나 아파트 담보대출이 아니라 안정적인 스탁론 취급으로 건전성 지표를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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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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