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에 대해 전혀 모른다는 취지로 전날 검찰 참고인 소환조사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 형사3부장) 관계자는 18일 "박 전 차관에 대해 민간인 불법사찰, 관련 증거인멸 등 전반적인 부분을 조사했지만, 박 전 차관은 '지원관실의 불법사찰 업무에 대해 전혀 몰랐고 관여할 입장도 아니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박 전 차관은 또 모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대포폰'으로 최종석(구속기소) 전 청와대 행정관과 통화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통화내용에 대해서는 "단순한 안부전화였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검찰 등에 따르면 박 전 차장은 이인규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이 불법사찰 등 혐의로 구속되던 2010년 7월23일 오후 11시30분쯤 최 전 행정관의 대포폰 번호로 전화를 걸어 3~4분 정도 통화해 대책을 논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전 차장의 당시 휴대전화 발신지는 서울 서초동 모 법무법인 사무실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최 전 행정관의 차명폰 통화기록 분석을 통해 박 전 차관이 2010년 7월7일 총리실 국무차장 시절 비서관인 이모(총리실 연구지원팀장) 서기관의 차명폰으로 최 전 행정관과 통화한 기록을 확인했다.
2010년 7월7일은 최 전 행정관이 장진수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에게 점검1팀과 진경락 기획총괄과장의 컴퓨터 하드디스크 파기를 지시한 당일이어서 박 전 차관이 이 대포폰으로 은폐 대책을 논의했을 것이란 게 검찰의 판단이다.
'지원관실 업무지휘체계' 문건을 확보하는 한편 수십건에 이르는 불법사찰 사례를 본격적으로 수사 중인 검찰은 박 전 차관을 한 차례 더 소환해 관련 혐의를 캐묻는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