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특허 분쟁 중인
삼성전자(005930)와 애플의 CEO간 첫 만남이 임박하면서, 글로벌 IT업계의 시선이 온통 샌프란시스코를 향하고 있다.
하지만, 양측이 극적 타결에 이를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많다.
21일(현지시간)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조지프 C 스페로 판사의 중재로 얼굴을 맞댄다. 회동에는 양측 법률 대리인을 비롯해 책임자들이 함께 할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 수장이 직접 대면하는 만큼 분쟁이 극적으로 타결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지만 현지 기류는 여전히 부정적이다.
이날 현지 언론인 비즈니스위크는 지적재산권 전문기업 울프·그린필드&삭스의 스티븐 헨리 변호사 말을 인용해 “이번 만남을 통해 소송전이 결말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는 전문가는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 역시 “양측이 전세계 10여개 국에서 47건의 특허 소송을 벌이고 있는 만큼 결론을 도출해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법원의 중재가 있는 만큼 쟁점을 줄여 배심원들의 판단을 돕는 정도의 성과는 나오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최 부회장과 신종균 무선사업 부문 사장은 20일 오후 출국길에 기자들과 만나 “크로스라이선스(교차특허)를 포함해 다양한 협상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긍정적 결과를 이끌어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도 “화해나 강공 중 어떤 방향으로 협상에 임할지 정해진 바는 없다”면서 “아직 양측의 입장 차이는 크다”고 말했다. 애플의 협상 전략에 따라 강온 카드 중 어떤 카드를 빼낼지 결정하겠다는 말로, 양측 간 첨예한 신경전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팀 쿡은 합리적 온건주의자라는 분석에도 불구하고 대(對) 삼성전에서 만큼은 전임자였던 스티브 잡스의 강공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카피캣”(모방자)이라는 비난적 어조를 이어가고 있는 동시에 최근에는 모바일 D램의 주문처를 엘피다로 다변화하는 등 공세를 강화했다.
그러나 소송전을 거치면서 삼성이 애플의 유일한 라이벌로 인식됐고, 이는 실제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판세 변화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애플의 고민도 한층 깊어질 수밖에 없다.
한편 미국 산호세 지방법원은 이번 만남에서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예정대로 오는 7월30일 본안 소송에 대한 심리를 진행할 예정이다. 양측에 주어진 시간이 별로 없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