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익환기자] 서울 강남 개포주공 2, 3단지의 재건축 정비안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본 궤도에 올랐다.
2, 3단지의 경우 서울시의 요구를 일정 부분 반영해 소형비율을 30% 이상으로 높인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제 모든 관심은 그 동안 소형비율 확대에 반감을 나타냈던 1, 4단지가 서울시의 의도대로 비율을 확대할 지에 쏠리고 있다.
22일 업계 전문가는 "개포주공 2, 3단지의 경우 서울시의 요구에 따라 소형비율을 높여 통과된 케이스"라며 "이에 따라 다른 단지들도 소형 비율을 늘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단지 대체로 '만족' VS 3단지 '불만 많다'
이번 정비안 통과로 인해 2, 3단지의 소형주택 비율은 각각 34.2%, 30% 이상으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개포 2, 3단지는 조합설립 인가와 사업시행 인가 등을 거쳐 재건축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재건축 정비안 통과에는 성공했지만 각 단지별로 주민들의 의견은 분분한 상태다.
먼저 2단지의 경우 기존에 제출했던 소형비율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조합원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이영수 개포주공 2단지 추진위원장은 "일단 무엇보다 사업을 빨리 진행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조합원들도 어느 정도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3단지의 경우 당초계획(22.7%)보다 소형비율을 5%포인트나 올려 제출했지만 시가 조건부로 통과시켰기 때문에 추후 문제의 여지는 남아있는 상태다.
3단지 주민 김모(52) 씨는 "현재 살고 있는 곳이 11평 정도가 되는데 겨우 10평 더 넓은 곳에 살려고 재건축 하는 게 말이되냐"며, "이런식의 재건축에 찬성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개포주공 1·4단지.."2·3단지 수준의 확대는 어렵다"
개포지구 단지 중 최대 규모인 개포 1단지는 현재 정비안이 소위원회에 위임된 상태고, 4단지의 경우 구청과 소형 비율 문제로 협의를 하고 있는 등 답보상태에 있다.
특히 애초부터 소형비율 확대에 반감을 드러냈던 1, 4단지 주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각 단지별로 사정이 다른데 일괄적인 잣대로 소형평형을 맞추라는 건 상식밖의 처사라는 것.
장덕환 4단지 추진위원장은 "우리의 경우 애초부터 소형평형이 많지도 않았고 지분도 적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 2, 3단지 수준에 맞추기는 사실상 힘들다"며 "시 조례로 정한 20%로 소형주택 비율을 정하고 나머지는 주민 의사에 따라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은희 1단지 조합원은 "무작정 가구수를 늘리면 기반시설도 확충해야 하기 때문에 큰 폭의 확대는 어렵다"며 "현재 설문조사를 통해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부분의 관련 전문가들은 개포주공 2, 3단지의 사례가 향후 강남권 재건축의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이번 2, 3단지 사례를 통해 서울시가 생각하는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됐다"며 "향후 재건축 심의를 앞두고 있는 단지의 경우 2, 3단지의 결과를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