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금융당국이 오는 2014년까지 집적회로(IC)단말기 전환을 목표로 세우면서 차세대 결제 수단인 모바일카드의 상용화가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모바일카드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한 '단말기 보급' 문제가 IC단말기 교체로 속도를 내기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향후 필요한 용도를 고려해 마그네틱, IC칩, 근거리무선통신(NFC) 등 다양한 방식의 결제가 가능한 '표준 단말기'를 보급하자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SK카드를 시작으로 신한·KB국민·현대카드 등 카드사들이 모바일 카드를 발급하며 새로운 형태의 신용카드시장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모바일카드는 휴대전화 안에 신용카드를 넣어 별도의 카드 없이 휴대전화만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결제할 수 있다.
지난 2009년 하나SK카드가 NFC기반 모바일 카드 시장에 뛰어들었을 때만 해도 모바일카드는 큰 관심을 받지는 못했지만 스마트폰 가입자가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모바일카드의 상용화 가능성이 크게 열린 상황이다.
다만 가맹점에 단말기 보급이 활성화되지 않았다는 게 모바일 카드의 성장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
신용카드의 IC칩 결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 전인 지난해 말 당시 한 카드사 관계자는 "IC칩 결제가 보편화된 해외와는 달리 국내는 마그네틱 결제가 대부분인 상황에서 IC칩 결제를 건너 뛴 채 향후 모바일 결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부터 거의 모든 신용카드에 IC칩이 부착됐지만 여전히 마그네틱 결제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금융당국이 오는 2014년 말까지 기존 MS단말기를 IC단말기로 교체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모바일카드 단말기 보급 활성화가 더 늦어질 것이란 지적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IC단말기에 NFC단말기까지 그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이동통신사에서 NFC단말기를 설치해주고 있지만 앞으로의 단말기 비용부담은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 없다"며 "원칙에 따라 가맹점이 부담하게 된다면 IC단말기 교체 후 또다시 모바일카드 결제를 위한 단말기 구매 비용을 가맹점이 감수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IC단말기 교체 시 IC칩 결제뿐만 아니라 모바일 결제도 가능한 단말기를 보급하는 것이 향후 비용 절감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터치방식으로 결제하는 모바일카드는 IC카드보다 안전성면에서 더 뛰어난 것이 사실"이라며 "보안 강화를 위해 IC단말기를 교체하는 만큼 장기적으로 내다보고 차세대 버전을 미리 탑재해 단말기를 교체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칩, 핀(번호를 입력하는 방식), 터치 등 다른 결제 방식이 요구되는 만큼 이를 통합한 표준 단말기를 만들 필요가 있다"며 "표준단말기를 보급해야 나중에 단말기 교체 문제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